1960~80년대 국내 식량 증산과 제약산업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한광호(91·사진) 한국삼공 명예회장이 23일 별세했다. 평남 강서 출생인 고인은 한양대 화공학과를 졸업한 후 1968년 작물보호제 제조회사 한국삼공을 세웠다. 춥고 배고팠던 시절 굶주림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고인은 1979년 작물보호제 원료회사인 서한화학을 설립해 작물보호제 원료의 국산화를 이끌었다. 1985년에는 식량 증산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고인은 백수의약,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을 세워 제약업계에도 업적을 남겼다.

고인은 메세나(기업의 문화예술 공익사업)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1992년 '한빛문화재단'과 1999년 동아시아 문화재 전문박물관 '화정박물관'을 세웠다. 1998년엔 100만 파운드 사재를 기부해 대영박물관에 '한국관'이 들어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런 공로로 고인은 1999년 '옥관문화훈장'을 받았고, 그해 방한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로부터 '영국 명예시민 훈장'을 받았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 25일 오전 8시. 유족으로는 부인 박하순, 아들 태원(한국삼공 대표), 딸 은경(주부)·채경(표준산업 대표)·혜주(화정박물관장)가 있다. (02)3410-6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