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규 前국회의장 별세

박준규(朴浚圭·89·사진) 전 국회의장이 3일 오전 1시 3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박 전 의장은 5·6·7· 8·9·10·13·14·15대 국회의원을 지내 김영삼 전 대통령, 김종필 전 국무총리와 함께 최다선(9선) 의원 기록을 갖고 있다. 13~15대 국회에서는 잇달아 세 차례 국회의장을 역임했다.

대구 달성군 출신으로 경북고, 서울대 문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1948년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창설 당시 외무부 사무관으로 유석(維石) 조병옥 전 의원을 도운 인연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3·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하고, 1960년 제5대 국회에 민주당 의원으로 입성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당 구파(舊派)의 소장파로 분류됐으며, 1963년에는 부산일보 사장 겸 발행인으로 활동했다.

5·16 후 공화당으로 당적을 옮겨 공화당 정책위의장과 당의장서리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1988년 민정당 대표위원과 1990년 민자당 상임고문을 지냈다. 1995년에는 민자당을 탈당한 김종필 전 총리와 함께 자유민주연합(자민련)을 창당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8년 15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그는 2000년 "국회 개혁을 위해 국회의장의 당적 이탈이 필요하다"며 탈당하는 첫 사례를 남겼다. 16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은퇴할 때까지 40년간 정계에 몸담았다.

유족은 부인 조동원씨와 1남2녀가 있다. 빈소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장례식장 VIP실, 발인 7일 오전 8시. (02)798-1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