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봉사' 音聲전문의 김형태 원장

"저개발국에선 아이들이 후두유두종(喉頭乳頭腫·목에 생기는 종양) 치료를 받지 못해 목소리는 물론 목숨을 잃기도 합니다."

'국내 1호 목소리 의사' 김형태(51) 예송음성센터 원장은 후두유두종 치료, 음성 여성화 수술(성대 앞쪽 근육을 꿰매 남성화된 목소리를 치료) 분야의 권위자다. 목에 관련된 치료와 연구가 후두암에 집중돼 있던 1990년대, 음성 질환에 관심을 가졌다. 매년 40여 개국에서 300여 환자가 목소리를 찾기 위해 그를 찾아온다. 그는 중국 측 요청으로 다음 달 초엔 중국에 합작 병원을 설립할 예정이다. 중국의 첫 음성 질환 전문 병원이다.

후두유두종은 생활환경, 위생 상태가 나쁜 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특히 아이들은 목의 염증이 호흡 곤란을 동반해 치명적이다. 한국도 70년대까진 소아 후두유두종 환자가 많았으나 형편이 나아지며 급감했다. "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 등에선 진단을 받고도 수술을 해줄 의사가 없어 아이들이 목숨을 잃는 일도 적잖습니다."

김 원장은 그래서 2011년부터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을 직접 찾아가 수술받을 형편이 되지 않는 아이들을 치료해주고 있다. 10명이 넘는 중증 후두유두종 환아(患兒)가 목숨을 건지고 목소리를 찾았다.

성대 근육을 꿰매 성대의 진동 길이를 줄여 목소리를 여성화하는 성대 단축술은 그가 고안한 수술법이다. "목소리 때문에 삶의 희망을 잃고 심지어 목숨을 끊는 이도 있습니다. 우리 의술로 모든 음성 환자에게 목소리를 되찾아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