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국내파 골잡이들 명예 회복… 포항 김승대 도전장

- 작년 신인왕, 올핸 골 욕심
"잘하는 외국인 킬러 많지만 한국축구 매운맛 보여줄 것"

- 지난 4시즌 외국인 득점왕
부상 회복 이동국·김신욱 "최고 골잡이 영광 찾겠다"

7일 개막하는 올 시즌 K리그는 어느 때보다 '외풍(外風)'이 거셀 전망이다. 오랜만에 국내로 'U턴'한 에두와 에닝요(이상 전북), 최근 우라와 레즈(일본)와 벌인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골을 신고한 레오(수원)까지 쟁쟁한 외국인 공격수들이 리그 득점왕 판도를 흔들 것으로 보인다. K리그에선 지난 4시즌 동안 외국인 선수가 득점왕을 휩쓸었다.

이들에게 맞서 '토종 K리거'의 명예를 세울 국내 선수는 누구일까. 최근 K리그 감독·선수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선 단연 지난해와 2013년 나란히 K리그 MVP를 차지한 이동국(전북)과 김신욱(울산)이 득점왕 후보 1위로 뽑혔다. 지난해 13골을 기록한 이동국은 1골 차이로 득점왕을 놓쳤고, 김신욱도 2013년에 19골을 넣었지만 출전 경기 수에서 밀리며 안타깝게 득점 부문 1위에 오르지 못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고생했던 두 선수는 전지훈련을 통해 모두 컨디션을 회복하며 새 시즌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이들은 "득점왕이라면 모두가 욕심 내는 자리이기에 다시 도전할 것"이라며 당찬 각오를 나타냈다.

베테랑들이 의욕을 불태우는 가운데 이제 막 신인 꼬리표를 뗀 프로 3년 차까지 과감하게 득점왕 경쟁에 도전장을 던졌다. 바로 지난 시즌 10골 8도움을 기록하며 K리그 신인상(영플레이어상)의 영예를 안은 포항 스틸러스 김승대(24)다.

김승대는 3일 포항 훈련장인 포항 송라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자리에서 "K리그이기 때문에 한국 선수가 공격 부문 타이틀을 가져가야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이번엔 내가 직접 한국 축구의 매운 맛을 보여주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2013년 데뷔 당시 3골을 넣으며 가능성을 보인 김승대는 지난해 첫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18개)를 올린 데 이어 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으로 활약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김승대는 "어린 연차에 많은 걸 손에 넣어서 기쁘지만 솔직히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며 끝없는 골 욕심을 드러냈다. 그의 올 시즌 목표는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과 20개 이상 공격 포인트다. 김승대는 이날 진눈깨비가 내린 궂은 날씨 속에서도 쉼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훈련에 열중했다. 그를 지켜보던 황선홍 포항 감독은 "올 시즌 (김)승대에게 공격적인 역할을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대는 탄탄한 기본기와 높은 축구 지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각오다. 김승대는 175㎝·64㎏의 크지 않은 체구에도 발재간이 좋아 '포항의 수아레스'로 통한다. 수비 뒤 공간을 보는 능력이 탁월해 라인 브레이커(상대 오프사이드 함정을 잘 깨는 선수)라 불리기도 한다.

김승대는 "작년에 과분한 평가를 받았지만 결정적 순간 어처구니없는 실수도 많았다"며 "올해는 더 집중해서 반짝 선수라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