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사 유망주 17세 이승우, U-18 대표팀서 첫 훈련
과감한 돌파에 골까지… "팀에 도움 되는 게 최우선"
29일부터 수원 JS컵 출전

열일곱 살 공격수를 보기 위해 20일 파주NFC(축구 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취재진 수십명이 모였다. 이들의 시선과 카메라는 일제히 한 곳을 향했다. 이승우였다. 2011년 스페인의 명문 클럽 FC바르셀로나 유스 팀에 입단해 그동안 수많은 대회에서 득점왕과 MVP를 휩쓸며 '리틀 메시'로 불린 그는 최근 라이벌 팀인 레알 마드리드에서 러브콜을 보냈다는 보도가 나올 만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샛별이다.

훈련장에서도 그는 쉽게 눈에 띄었다. 지난 15일 입국 당시 챙이 넓은 야구모자를 쓰고 반바지에 레깅스를 입으며 '아이돌 패션'을 선보였던 이승우는 이날 연한 노란색으로 물들인 헤어스타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날은 안익수(50) 감독이 이끄는 18세 이하 대표팀의 첫 훈련 날이었다. 안익수호(號)는 오는 29일 막을 올리는 수원 JS컵에 출전해 전력을 점검할 예정이다. 수원 JS컵은 박지성(34)이 이사장으로 있는 JS파운데이션이 창설한 국제 청소년 축구대회로 이번엔 한국·프랑스·벨기에·우루과이가 풀리그를 벌여 우승을 가린다. 안익수 감독은 이번 대표팀에 1997년생 선수 24명과 1998년생 선수 1명을 뽑았다. 이 팀에서 유일한 17세 선수인 이승우는 작년 9월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 U―16(16세 이하) 챔피언십 이후 공식 경기에 나선 적이 없다. 2013년 3월 FIFA(국제축구연맹)가 '18세 미만 선수의 해외 이적을 금지하는 FIFA 규정 19조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이승우의 스페인 유스 정규 리그 출전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현재 후베닐A(17~19세) 소속인 이승우는 바르셀로나 B팀(2군) 감독의 요청으로 19~21세가 주축인 B팀에 합류해 훈련하다가 한국으로 왔다.

안익수 감독은 이번 JS컵을 통해 이승우의 떨어진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2년 뒤 한국에서 열릴 U―20(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을 안 감독으로선 이승우의 향후 성장 여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안 감독은 "이승우가 마음껏 재능을 펼칠 환경을 만들어주겠다"고 말했다.

한 살 위 형들과 훈련에 나선 이승우는 미니게임 막판이 되자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와 반 박자 빠른 패스를 선보였다. 경기장 가운데쯤에서 오른발로 감아 찬 중거리 슈팅은 골문 오른쪽 상단에 정확히 꽂혔다.

이승우의 대동초등학교 1년 선배이자 바르셀로나 후베닐에서 함께 뛰는 백승호(18)는 이날 훈련이 끝난 뒤 "(이)승우의 장점은 자신감"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발언으로 자주 화제를 모았다. 이승우는 작년 아시아 U―16 챔피언십에서 환상적인 50m 단독 드리블로 일본의 골망을 가르며 "일본 정도는 가볍게 이길 수 있다"고 했던 자신의 말을 플레이로 입증했다. 이번 입국 때는 "메시보다 뛰어난 선수가 되어 발롱도르(FIFA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상)를 타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만난 이승우는 자만과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다. 이승우는 "우선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새로운 팀에서 내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빨리 적응해서 팀에 도움이 되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이 JS컵을 지켜볼 것이란 얘기엔 "국가대표 선발 여부는 슈틸리케 감독님의 몫"이라고 하면서도 "감독님 마음에 드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며 최연소 국가대표에 대한 꿈을 내비쳤다. 한국 최연소 국가대표 발탁 기록은 김판근(49)이 1983년 세웠던 17세 241일이다. 이승우가 9월 이전에 A대표가 된다면 새 기록이 탄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