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진료용 '닥터 왓슨' 운용하는 지방 대학병원 6곳 컨소시엄 초대 회장 이언 가천대 교수

지난해 말 국내에 처음 도입된 인공지능(AI) 의사 왓슨(Watson)이 암 환자 진료를 하는 병원이 벌써 6곳이다. 바야흐로 인공지능 의사 시대가 코앞이다. 이 병원들은 최근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뭉쳤다.

▲ /길병원

컨소시엄 초대 회장 이언(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병원추진단장·사진) 교수는 "전국 암 환자의 70%가 이른바 '빅 5 병원' 서울 대형 병원으로 갈 정도로 서울 집중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AI 의사가 특정 병원 환자 쏠림을 해결하는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암 진료용 '닥터 왓슨'을 운용하는 곳은 길병원, 부산대병원, 대구 가톨릭대병원,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 대전 건양대병원, 광주 조선대병원 등이다. 다들 지방의 대학병원으로, 지역 암 환자를 붙잡는 목적으로 도입됐다. 암 진료를 놓고 서울 유명 병원 대(對) 닥터 왓슨이 맞서는 구조다.

조만간 2~3개 지방 대학병원이 왓슨을 들여와 이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IBM이 개발한 왓슨은 500종의 의학 저널과 교과서, 1200만쪽에 달하는 전문 자료를 습득한 수퍼컴퓨터다. 의료진이 암 환자의 의료 영상 정보, 조직 검사 결과 등을 입력하면 7초 만에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제시한다.

이 회장은 "서울로 간 암 환자가 지방으로 다시 오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었는데, 닥터 왓슨 이후 그런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며 "인공지능 의사 기능이 업그레이드되고 있어 앞으로 환자 신뢰가 더 두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길병원의 경우 왓슨 처방을 받은 암 환자가 500여 명에 이른다.

이 회장은 "인공지능 의사가 환자 차트를 스스로 읽고 판독하는 능력을 키워가고 있다"며 "이를 통해 중환자 진료에서 실시간으로 인간 의사의 오류와 실수를 줄이는 데 활용된다면, 환자 안전과 의료비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