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무관심이 난민 구호 가로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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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11.23 23:59

조앤 리우 국경없는의사회 회장, '국경없는 영화제' 개최로 방한

"분쟁 지역에서 고군분투하는 의사와 난민 이야기가 와닿지 않을 수 있죠. 그러나 현실입니다."

23일 서울 종로구 씨네큐브에서 만난 조앤 리우(52·사진) 국경없는의사회 국제회장이 말했다. 그는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국경 없는 영화제 2017' 시사회 참석 및 설립 5주년 맞는 한국 지부 방문을 위해 방한했다.

/이태경 기자
국경없는의사회는 종교·국적·인종을 초월해 전쟁과 전염병, 자연재해 등으로 어려움 겪는 이들을 구호할 목적으로 1971년 설립한 국제 민간 의료 구호 단체다. 국경없는의사회가 개최하는 이번 영화제에는 남수단, 콩고민주공화국 등 분쟁 국가에서 활동하는 의료진 활약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4편을 상영한다. 2013년부터 국경없는의사회를 이끌어온 리우 회장은 2015년 미 시사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뽑혔고, 포천지 선정 '최고 지도자 50인' 중 7위에 오르기도 했다.

중국계 캐나다인인 그는 맥길대 의대를 졸업하고 뉴욕대 의대 소아응급과에서 전임의 과정을 마쳤다. 1996년 말리 난민 지원을 시작으로 국경없는의사회와 인연을 맺었다. "고교 시절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읽었어요. 전염병과 홀로 맞서 싸우던 의사가 '생명을 위해 계속 싸우겠다'고 말하죠. 그 한마디가 저를 국경없는의사회로 이끌었어요."

캐나다에서 소아과 의사로 일하며 휴가를 반납하고 중앙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으로 달려갔다. 17년 경력이 쌓였을 때 국제회장에 도전했다. "구호 활동 질을 높이는 데 제가 도움 될 거라 판단했습니다. '의사 결정의 중심엔 환자가 있다'는 구호를 내걸었죠."

취임 5개월 만에 에볼라 출혈열이 발생했다.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시작돼 치사율이 70%에 달했고 확산 속도도 최고 수준이었다. "다들 '한두 달 내 잦아들 테니 걱정 말라'고 하더군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위급한 상황이란 사실을 알리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곧바로 치료센터 15곳을 세웠고 보건 인력 300여 명을 파견했다. 확진 환자 중 3분의 1인 5200여 명이 국경없는의사회를 통해 치료받았다.

리우 회장은 당시 UN 특별 브리핑에서 무기력한 국제사회 대응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의료 활동가들이 자국으로 이동해 실질적 위협이 되니 그제야 움직이기 시작하는 나라가 많았죠. '우리 집 앞에서 문을 두드릴 때만 위기'라고 느끼는 국제사회에 일침을 던지려 했습니다."

임기 1년 6개월을 남겨둔 그는 지난달 로힝야족 난민 수십만 명이 모여있는 방글라데시 콕스 바자르 지역에 다녀왔다고 한다. "호흡기 감염과 피부 질환, 설사에 시달리고 홍역도 유행하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