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적' 떼고 살아남은 원희룡, 야권 차기주자로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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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14 02:47

[6·13 선택 / 광역단체장] 제주 '원희룡 대망론'
인물론 내세우며 무소속 출마… TK 빼면 야권 유일 광역단체장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 후보가 13일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면서 야권(野圈)의 유력 차기 대선 주자로 떠올랐다. 원 당선자는 보수의 텃밭으로 꼽히는 대구·경북 지역을 제외하고 야권에서 유일하게 승리한 광역단체장이 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이번 선거에서 사상 최악의 참패를 당하면서 향후 있을 야권 재편 과정에서 원 당선자가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원 당선자는 14일 0시 30분 현재 52.5%를 득표해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를 13%p 이상 앞섰다. 원 당선자는 13일 밤 10시쯤 당선을 확신한 듯 "더 잘하라는 채찍질이란 점 잘 안다. 도민에게 의지하고 도민만 바라보며 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당선된 뒤에도 계속 무소속으로 갈 길을 가겠다"며 "보수, 진보를 떠나 도민들의 변화 열망을 실천하는 후보가 되겠다"고 했다.

두 손 번쩍 들고 환호 -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 후보가 13일 당선이 확실시된 후 제주 선거사무실에서 꽃다발을 목에 걸고 손을 들며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원 당선자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지난 4월 바른미래당을 탈당했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때 현재의 한국당 후보로 당선됐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한국당을 탈당했다. 이어 바른정당 창당에 합류했다가 국민의당과 합당해 출범한 바른미래당에도 참여했지만 결국 무소속 후보로 이번 지방선거에 나섰다. 야권 통합 방향에 대한 이견과 제주도 지역 정서를 감안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선거전 초반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에 막혀 고전했으나 '인물론'을 내세워 재선으로 가는 길을 뚫었다.

원 당선자는 이날 무소속 신분을 앞으로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그가 야권 재편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원 후보는 지난 4월 출마 선언에서 "큰 정치에 도전하는 것이 제 평생 목표로 결코 버릴 수 없는 꿈"이라며 "저 혼자가 아니라 제주도민과 함께 가겠고, 저의 꿈이 도민 모두의 꿈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그는 또 '개혁 정치'와 '야권 재편'을 강조해왔다. 그런 그가 여당의 압승 바람 속에 당선된 것은 '원희룡 대망론'이 제주 유권자에게 받아들여진 셈이다.

특히 이번 선거를 통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주요 인물들이 낙선하거나 지도부로서 참패 책임을 지게 되면서 원 당선자에 대한 야권의 기대는 커질 수밖에 없다. 원 당선자는 한국당 복당 가능성이 거론됐음에도 끝까지 무소속을 고수한 만큼 현재의 한국당 재편을 전제로 한 야권 정계 개편 과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원 당선자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현재의 특정 정당에 매이지 않고, 당파적 진영의 울타리도 뛰어넘겠다. 정계 개편에서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원 당선자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노동운동을 하다가 28세 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했다. 대입 학력고사 전국 수석, 서울대 수석 입학 이력도 있다. 검사 생활을 거쳐 2000년 16대 총선 때 서울 양천갑에서 당선돼 내리 3선을 하고 2014년 지방선거 때 제주지사에 당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