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MLB 선발 복귀전서 6이닝 6K 무실점 '완벽 부활', 볼넷도 없어… 제구력 돋보여
LA 다저스 감독 "류현진은 큰 경기에 강한 빅게임 피처"

105일 만의 메이저리그 선발 복귀전에서 6이닝 무실점. '코리언 몬스터'가 돌아왔다.

LA 다저스의 류현진(31)이 16일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회 초까지 한 점도 내주지 않는 무결점 투구를 했다. 안타 3개(2루타 1개)를 맞았을 뿐, 삼진 6개를 뺏으며 상대 타선을 요리했다. 볼넷이나 몸 맞는 공이 없었을 만큼 제구력도 돋보였다. 다저스는 6회 말 공격에서 1점을 뽑으며 류현진에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춰줬고, 7회에도 2점을 추가해 3―0까지 앞섰다. 하지만 다저스 구원 투수 케일럽 퍼거슨이 8회 초 자이언츠의 앤드루 매커친에게 3점 홈런을 뺏겨 동점을 허용하면서 류현진의 시즌 4번째 승리는 무산됐다. 다저스는 연장 12회 말 브라이언 도저의 끝내기 희생 플라이로 4대3 승리를 거뒀다. 최근 5연패 사슬도 끊었다.

류현진은 지난 5월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 2회 말 투구 도중 왼쪽 사타구니를 다쳤다. 근육 파열 진단이 나왔다. 당시 3승 무패를 기록하며 팀의 에이스 투구 역할을 하던 류현진은 긴 재활에 들어갔다. 그는 이달 들어 마이너리그 싱글A와 트리플A에서 한 차례씩 마운드에 올라 몸 상태를 점검했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던 알렉스 우드와 류현진을 선발투수진에 합류시키면서, 선발로 뛰던 마에다 겐타와 로스 스트리플링을 불펜으로 돌렸다. 마무리로 활약하던 켄리 잰슨은 얼마 전 심장 박동 불규칙 증세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류현진은 불펜 투수보다 선발 투수가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공백기가 긴 편이었는데도 복귀전에서 실전 감각에 문제가 없음을 입증했다. 공 89개 중 60개가 스트라이크였을 만큼 공격적이면서 안정적인 투구를 했다. 직구의 최고 구속은 시속 149㎞. 1회 1사 후 상대 브랜든 벨트에게 2루타를 맞은 이후 타자 12명을 연속으로 아웃시켰다. 3회엔 체인지업, 컷 패스트볼(커터), 직구를 결정구로 삼아 세 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냈다. 5회에는 1사 후 연속 안타를 허용해 1·2루 위기를 맞았지만 8·9번 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공 9개로 타자 3명을 범타 처리하고 물러났다. 평균자책점은 2.12에서 1.77로 낮췄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류현진은 '빅 게임 피처'다. 큰 경기에 강하다"며 칭찬했다. LA 타임스는 "류현진이 효율적이고 가차 없이 자이언츠를 눌렀다"고 전했다.

류현진은 "선발 투수의 역할을 하자고 생각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은 경기를 했다. 요즘 제구가 잘되는 커터를 많이 썼다"고 말했다.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65승57패)이다. 지구 선두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66승55패)엔 승차 1.5경기가 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