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국정감사서 박근혜 정부 요구에 따라 기준금리 내렸다는 의혹에 반박

박근혜 정부 시절, 한국은행이 정부의 요구에 따라 기준금리를 1%대로 내렸다는 의혹 제기에 대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한은 총재가, 정부가 말한다고 움직이는 조직이 전혀 아니다"고 반박했다.

22일 열린 한국은행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감사에서 여당 의원들은 한은이 2015년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2%에서 1.5%로 낮춘 것에 대해 '정부 외압 때문'이라며 날을 세웠다. 박근혜 정부가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도록 압력을 넣었고, 당시 서별관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결정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2015년 2월과 3월 서별관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으며, 금리와 관련해 당시 청와대·정부 관계자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이 총재는 "정부 압박을 받아서 금리 인하하는 식으로 금통위가 운영되지 않는다"며 "금통위 위원들에게 정부의 뜻을 전달하거나 협조를 당부한 적도 없고. 금통위원을 개별적으로 만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당시 금리 인하 배경에 대해 "당시 경기가 안 좋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2015년 성장률 전망치를 3.9%(2014년 10월 전망)에서 3.1%(2015년 4월 전망)로 6개월 만에 낮추고, 수출이 사상 최초로 그 규모가 두 달 연속 감소했으며, 당시 물가 안정 목표가 3%인데 물가가 0%대로 떨어졌을 정도로 경기가 얼어붙었다는 것이다.

야당 의원들도 최근 정부·여당에서 제기한 '부동산 급등 한은 책임론'을 들며 '외압론'을 제기했다. 이 총재는 "(정치권의 외압설이) 시장에 혼선을 줄 수 있고, 금통위가 소신 있게 금리를 결정해도 이를 믿어줄까 하는 걱정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