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채용비리 혐의… 이광구 前행장 법정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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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1.11 03:20

선고 공판에 출석하는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연합뉴스

법원 "은행은 사기업보다 공공성… 인사권 무한정 확대할 순 없다"
실형 선고에 신한·하나銀도 긴장

금융감독원 직원 자녀 등을 특혜 채용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광구(62) 전 우리은행장이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인사권은 은행장 재량이지만 은행이 지닌 공공성을 고려할 때 채용 재량 범위를 무한정 확대할 수는 없다"고 했다. 사기업이라고 해도 정부의 감독을 받는 경우 인사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부장판사 이재희)은 10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행장에게 이같이 판결하고 같은 혐의로 기소된 남모 전 부행장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홍모 전 인사부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른 우리은행 직원 3명에게는 벌금 500만원 등이 선고됐다.

우리은행 채용 비리 의혹은 2017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처음 불거졌다. 검찰은 이 전 행장 등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공개 채용에서 탈락 대상인 지원자 37명을 합격시켰다며 지난해 2월 이 전 행장 등 우리은행 전·현직 6명을 기소했다. 금융감독원·국가정보원 직원 자녀나 우리은행 임직원의 친·인척 명부를 만들고, 공채 때 서류 전형과 면접 점수를 더 주는 방식으로 채용했다는 것이다. 검찰이 채용 청탁을 통해 합격됐다고 한 37명은 이 기간 우리은행 공채 신입 직원 491명 중 8%다.

사기업 채용은 경영자나 인사권자 재량 영역으로 여겨져 온 만큼 이번 판결이 '채용 자율성을 과도하게 침해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전 행장 측도 재판에서 "채용 최종 결정권자(은행장)가 합격자를 관리한 것은 업무방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은행은 일반 사기업과 다르게 은행법에 따라 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고 위기 상황 시 공적 자금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공공성이 크다"며 "은행장이 행사할 수 있는 채용 재량의 범위도 무한정 확대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또 "균등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을 기대했을 많은 지원자가 받았을 절망감과 허탈감은 가늠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이 전 행장의 실형 선고 소식에 신한금융지주와 KEB하나은행 측도 긴장하고 있다. 조용병(62)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63) KEB하나은행장 역시 청탁받은 지원자를 합격시키고 남녀 성비를 맞추기 위해 성적을 조작하는 등 채용 비리 혐의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이광구 전 행장처럼 검찰 기소 전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법원에서 기각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광구 전 행장은 기소 전 물러났지만 두 사람은 현직에 있어서 향후 판결이 각 금융사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