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법 스님 '붓다, 중도로 살다'… 출가 인생 55년의 깨달음 담아

"불교 수행자로 55년을 살았다. 그런데 불교 공부가 해도 해도 어렵더라. 나만 그런가 했더니 거의 다 비슷하더라. '이건 뭔가 잘못됐다' 싶었다. 그래서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매력적이고 희망이 되는 붓다의 가르침을 해석하고 정리했다."

지리산 실상사 회주 도법(71·사진) 스님이 최근 펴낸 '붓다, 중도로 살다'(불광출판사)는 출가 인생 55년의 '복습(復習)'이다. 도법 스님은 한국 불교의 다양한 층위를 경험했다. 출가 이유는 어머니의 기복(祈福) 신앙 때문이었다. 출가 후엔 참선 수행, 불교 개혁 운동, 승속(僧俗) 공동체 운동을 이끌었다. 2010년부터 8년간 조계종 화쟁위원장으로 노사 관계를 비롯한 다양한 사회문제도 다뤘고, 비판도 많이 받았다. 그는 특히 "8년의 화쟁위 활동이 이 책을 만들어줬다"고 했다. 실타래처럼 엉킨 난제들 속에서 '붓다의 가르침이 뭔가. 이렇게 어려울 리가 없다'는 문제의식을 갖게 해줬다는 말이다.

그는 초기 경전부터 살폈다. 거슬러 올라가보니 붓다는 신(神)이 아니라 인간이었다. 붓다는 깨달음 이후에도 끊임없이 실패하고 좌절했다. 그런 가운데에도 중도(中道)와 연기(緣起)의 깨달음을 대중에게 나눴다. 그래서 도법 스님은 이 책을 '인간 붓다의 삶'으로 시작해 현대사회에서 불교의 역할까지 총 4장으로 다룬다.

결론적으로 도법 스님이 강조하는 것은 "깨달음은 먼 훗날 도달해야 할 목적지가 아니라 '지금 여기' 삶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모습을 참되게 알고, 삶으로 실천하는 것이 불교 수행입니다. 특히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는 무지와 착각, 미혹의 문명에서 깨달음의 문명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