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종 총무원 제공

한국 불교 대표적 學僧, '가산불교대사림' 등 역작 남겨

현대 한국 불교의 대표적 학승(學僧)이며 조계종 제32대 총무원장을 지낸 지관(智冠·80) 스님이 2일 오후 7시 55분 서울 정릉동 경국사에서 입적했다. 법랍(法臘) 66년. 지관 스님은 지난해 9월 지병인 천식이 악화돼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지관 스님은 해인사 강주(1960~ 1970)와 주지(1970~1972, 1993~ 1996), 동국대 교수·11대 총장(1986~1990) 등을 지내며 30여년간 교육 현장에서 후학을 길러내는 데 정진한 학자이자 교육자였다.

1932년 경북 영일에서 태어난 스님은 당대의 율사(律師)였던 자운 스님을 계사로 1947년 해인사에서 사미계를, 1953년 통도사에서 비구계를 받았다. 1957년 해인사 강원 대교과를 마쳤다. 그는 특히 20대 후반부터 강원(講院)에서 후학들을 가르쳐 현재 조계종의 중진 스님이 대부분 그의 제자이다.

금석문(金石文)과 불교경전 연구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 그는 1991년 자신의 법호(加山)를 딴 가산불교문화연구원을 설립해 '가산불교대사림' '역대고승비문총서' 등 불교계의 자료를 집대성하는 데 정진했다. 지관 스님이 세계 최대의 불교백과사전으로 준비해온 필생의 역작 '가산불교대사림'은 현재 12권까지 발간된 상태이며 저서·논문과 직접 쓴 비문(碑文)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 지관 스님은 이런 공로로 문화관광부 은관문화훈장(2001년), 조계종 포교대상(2001년), 만해대상 학술부문상(2005년)을 받았다.

지관 스님은 학승으로는 드물게 종단행정의 최고 실무 책임자인 총무원장을 지냈다. 조계종 중앙종회 부의장, 원로회의 의원을 거쳐 2005년 총무원장에 취임한 그는 재임 중이던 2008년에는 이명박 정부의 '종교 편향 정책'을 비판하는 범불교도 대회를 열었고, 2009년에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명(碑銘)을 직접 썼다.

지관 스님의 장례는 7일장으로 정해졌으며 영결식과 다비식은 8일 오전 11시 경남 합천 해인사에서 치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