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갈등 수뇌부 확산
당내 친노·친야 겨냥한 듯… 손학규는 선대위 불참키로

민주통합당의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대선 주자와 당 최고위원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민주통합당 박영선<사진> 최고위원은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고위원과 'MB정권 불법 비자금 및 비리 진상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지난 두 달 마음이 괴로웠다"며 "공천 과정에 대한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을 외면하기 힘들었다"고 했다. 그는 "내 사퇴로 국민의 질타가 용서와 사랑으로 바뀔 수 있기를 바란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며 "그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한 대표도 흔들렸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보이지 않는 손'이 누굴 가리키는지에 대해 밝히지 않았으나 당내에선 친노와 친야(親野) 단체가 주축을 이룬 '혁신과통합' 출신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많다. 문재인 상임고문, 이해찬 상임고문 등이 이끄는 혁신과통합 출신들은 이번 공천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박 최고위원은 "공천 기준이 원칙에 의한 것이 아니고 사람에 따라서 왔다갔다하기도 했다"며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했으나 전혀 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대기업·검찰 개혁을 위해 영입한 유종일 KDI 교수와 유재만 변호사를 비롯해 백혜련 전 검사, 이재화 변호사, 이면재 변호사 등 'MB특위' 멤버들이 공천을 받지 못하거나 경선에서 떨어진 것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손학규 전 대표는 이날 총선 선거대책위원회의 '특별선대위원장'으로 추대됐지만 고사하고 출범식에도 불참했다. 이번 공천자 중 손 대표 측 인사는 10명이 채 안 된다는 게 당내 평가다. 손 전 대표의 측근은 "선대위 직위는 맡지 않고 평당원으로서 백의종군하면서 선거를 돕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손 전 대표는 이날 자신과 가까운 김부겸 의원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대구로 갔다. 정동영 상임고문 역시 이날 선대위 출범식에 불참했으나 공동 선대위원장직은 맡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