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현장을 가다] 서울 관악甲
유기홍 - "유권자 불만 터지기 직전"
한광옥 - "민주당 엉터리 공천 심판"
김성식 - "이번엔 럭키 세븐입니다"

서울 관악갑은 새누리당은 후보를 내지 않고 민주당 표심은 분열돼 있는 독특한 선거구다.

민주통합당의 유기홍 전 의원은 통합진보당 후보와의 경선을 통해 양당 단일 후보로 결정됐다. 4년 만에 무소속 김성식 의원과 리턴 매치를 벌이게 된 그가 28일 서울대입구역 주변의 한 상가에서 "야권 통합 후보 유기홍입니다. 얼마나 힘드세요"라고 하자 한 상인이 "그러니까 야당이 잘하셔야 한다. 열심히 하시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손으로 자기 목젖을 가리키며 "(유권자들의 불만이) 여기까지 차 있다. 터지기 일보 직전"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4년 동안 원외위원장으로 열심히 지역을 돌았고 100일 전부터는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돌고 있는 점을 유권자들이 알아주실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 입장에선 지난 2일 민주당을 탈당해 출마한 한광옥 정통민주당 대표가 부담이다. 한 대표는 "이번 민주당 공천은 친노, 486이 주동한 사술(詐術)이며 분열을 만든 것은 그 사람들"이라며 "당 대표를 지낸 사람에게 경선의 기회도 주지 않았다. 오죽하면 40년 애지중지했던 당을 탈당했겠느냐"고 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은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니고 개혁적이었다"며 "그러나 지금의 민주당은 민노당한테 끌려가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한 대표의 출마에 대해 유 전 의원측은 "사표 방지를 위해 유권자들이 현명한 선택을 해주실 것"이라고 했고, 김 의원측은 "(한 대표가) 꼭 민주당 표만 잠식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날 오후 서울 관악구 행운동 '오거리 시장'. 이 지역 현역인 김성식 의원이 "이번엔 '럭키 세븐'(7번)입니다. 많이 도와주세요"라며 주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작년 12월 친박 의원들이 쇄신파의 재창당 요구를 부결시켜버리자 다음날 정태근(서울 성북갑) 의원과 함께 한나라당을 탈당한 그는 "번호가 뒤로 밀린 건 아쉽지만 (무소속 출마가) 대체로 민심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의 명함에는 '당신의 소속'이라고 쓰여 있었다. 새누리당은 그를 배려해 후보를 내지 않았다. 김 의원은 "사실상 '여당 내 야당'으로 일한 18대 국회에서도 언론사·시민단체·공무원·국회 보좌진 등이 각각 의정활동 1위로 뽑아줬다"며 "유권자들이 당적을 떠나서 '일 열심히 한다'고 평가해주실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제대로 작동하는 경제 민주화와 분배 강화가 필요하다"면서도 "'고(高)부담, 고복지'로 한꺼번에 가자는 (민주당의)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