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원 이준석 인터뷰
"20代, 총선은 건너뛰겠다며 투표장에 나오지 않아… 하지만 대선은 다를 것"
"박근혜 위원장 신중하면서도 카운터 언제 날릴지 알아"
어제 발간한 책에서는 "기회 되면 교육감에 도전"

새누리당 이준석 비대위원은 13일 본지 인터뷰에서 "선거 3일 만에 당내에 위기의식이 사라지고 있다"며 "(총선 승리의) 자축 분위기로 한 달이 흘러가면 걷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기득권을) 내려놓는 각오를 하지 못하면 (과반 의석 확보 등) 모든 것이 '일장춘몽'이 될 수도 있다"고도 했다.

27세의 이 위원은 작년 말 새누리당이 박근혜 비대위원장 체제를 꾸릴 때 발탁된 이후 새누리당 쇄신을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이 위원은 자신이 주도적으로 문제제기하고 '출당'까지 요구한 김형태·문대성 당선자의 성희롱·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두 가지 의혹에) 중도층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며 흔들리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제2의 김용민 사태'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위원은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152석을 얻고도 2030세대에서 그다지 높은 지지를 받지 못한 데 대해 "20대가 '총선은 스킵하겠다'며 투표장에 나오지 않았다"며 "대선에선 20대 투표율이 20% 정도 더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박근혜 위원장에 대해 "신중하면서도 '카운터'를 언제 날려야 할지를 안다"며 "지난 대선경선이 '안정'이냐 '성장'이냐의 선택이었다면 지금은 시대적 요구가 (박 위원장 같은) 안정형·화합형 리더십"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대선까지 남은 8개월에 대해 "기존 새누리당은 170석의 거대정당이었으나 친이 친박이 서로 견제하면서 긴장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역할을 할 사람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조만간 꾸려질 대선 캠프에 대해선 "2007년 캠프는 경선을 이겨야 했지만 이번엔 본선을 이겨야 한다"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젊은 층, 수도권과 부산의 흐름을 캐치해내지 못하면 (대선은) 어렵다"고도 했다.

이 위원은 서울과학고·카이스트를 거쳐 하버드대에서 경제학·컴퓨터과학을 전공했다. 그는 네티즌들과 하루 50여건의 트위터를 주고받고 있다. 그는 일부 네티즌들이 '하버드대를 들어가려면 최소 2억 든다. 재벌 아들 아니냐'고 공격한 데 대해 "아버지는 증권사 부장을 퇴직하신 중소기업 법정관리인이고 어머니는 가정주부"라며 "하버드대는 노무현 대통령 때 전액 대통령 장학금을 받아서 갔다"고 했다.

그는 이날 발간한 '어린놈이 정치를'이라는 책에서 "장래에 기회가 된다면 교육감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대학생의 자발적인 무료과외 봉사단체를 조직하면서 유명해졌다. 그는 "곽노현 교육감 사태를 보면서 교육감이 교육 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을 깨달았고 앞으로 교육 분야에서 더 성과를 이룬 뒤에 (교육감에)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