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야권 41% 득표했지만 낙동강 벨트서 단 3석 건져
文 "아쉬움 크지만 희망 보여"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13일 "이번 총선 결과에 아쉬움이 매우 크지만 그 가운데서도 희망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 고문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부산의 두터운 벽을 절감했지만 지금 우리가 할 일은 그 희망을 키워가는 것"이라며 "대선 때 새누리당 세력이 더 결집할 것을 생각하면 우리가 정말 잘해야 하고 또 함께할 수 있는 세력이 모두 모여야만 희망이 있다"고 했다. 비록 부산 지역 총선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면 이길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문 고문의 성적에 대해서는 '절반의 성공'과 '패배'가 엇갈린다. 12월 대선 승패에 중대 변수가 될 부산에서 야권연대가 2002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 때의 29%보다 훨씬 높은 41%의 정당득표율을 보인 점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절반의 성공'이라고 한다. 그러나 문 고문 홀로 당선되고 나머지가 모두 낙선한 것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실패'라고 한다. 대선주자로서의 가능성을 보인 동시에 한계도 노출한 셈이다.

문 고문의 최대 과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라는 이미지를 어떻게 걷어내느냐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친노의 대표자, 노무현의 그림자라는 인상 대신 '정치인 문재인'의 독자적 색깔을 보여야 한다"며 "지금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던 문 고문의 정치적 비전과 식견, 능력에 대한 검증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도 "노 전 대통령과 다른 문재인만의 정치적 상품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문 고문은 12일부터 본격적인 대선 정국 구상에 들어갔다. 문 고문의 핵심 측근은 "문 고문이 자신만의 정치적 어젠다를 담은 대선구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문 고문 스스로 '노무현 사람'임을 부인하진 않지만 '노무현의 도구'는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다고도 했다.

문 고문의 핵심구상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격차와 차별이 없는 사회' '정직한 정부와 사회'를 구현하는 방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념적으로도 '치우침이 없는 정치'를 하려 한다고 했다. 문 고문은 오는 17~18일 서울에서 열리는 민주당 연찬회에서 자신의 생각을 일정부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