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가는 길, 강점과 약점]
①그만의 강점
- 야권 후보 중 행정경험 최고, 급진적 진보와 거리 멀어 상대적으로 안정감 높은 편
②넘어야 할 현실
- 지지율 낮고 당내 기반 약해… 한나라 출신이라는 점도 부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18일 본지 통화에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이념·지역·세대 간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통합으로 가는 것"이라며 "정권 교체를 통해 진보·개혁 정책을 추진해야 하지만 국민에게 불안감을 주지 않으면서 해야 한다"고 했다.

손 대표와 가까운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도 본지 통화에서 "민주화가 일정하게 정착된 만큼 이제 국가라는 대규모 행정조직을 얼마나 잘 운영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손학규는 준비된 대통령 후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손 전 대표의 최대 약점은 여론조사 지지율이 낮고, 당내 경선 통과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한나라당 출신이어서 야권 내 고정 지지층이 없고 당내 기반이 약하다. 손 전 대표는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34% 지지를 얻어 정동영 고문(43.8%)에게 후보 자리를 내준 바 있다.

◇야권후보 중 행정 경험 가장 풍부

손 전 대표의 최대 강점은 4선 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도지사 등을 거친 국정 경험이다. 작년 말에는 당 안팎의 반대를 무릅쓰고 야권 통합을 성사시켜 지금의 민주통합당을 만들어낸 주역이다. 경기지사 시절 외자 14조원 유치, 4년 평균 지역 경제성장률 7.5%란 실적이 있다.

안철수 원장이 정치 및 행정 경험이 전무하고, 문재인 고문도 청와대 근무 경력을 제외하면 초선 의원이라는 점에서 손 전 대표가 비교 우위에 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정치·정책적 측면 모두에서 급진적 진보와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다른 야권 주자에 비해 검증된, 국민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후보"라고 했다.

지지 기반이 수도권·중도층이란 점도 강점이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야권은 이번 총선에서 이념적 선명성만 주장해서는 세력 확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면서 "그런 점에서 손 대표의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지율 낮고 당내 기반도 약한 게 한계

하지만 그의 강점은 고스란히 약점이 되기도 한다. 중도층이 지지 기반이라는 점은 뚜렷한 고정 지지층이 없다는 얘기와 통한다. 장훈 중앙대 교수는 "손 전 대표는 중도층에 강점이 있지만 통합진보당과 연대한 야권 전체의 흐름이 그 방향으로 갈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수도권 출신이라는 점도 호남이나 영남 등에 뚜렷한 지역 기반이 없다는 데서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민주당을 장악한 친노 진영의 벽을 뚫고 경선을 통과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손 전 대표는 이에 대해 "대통령은 지역이나 지지기반보다 시대가 요구하는 사람이 된다고 믿는다"고 했다.

현재 2~4%대인 낮은 지지율도 문제다. 약한 당내 기반을 넘어서려면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경쟁력을 보여주는 게 필수다. 그러나 그의 지지율은 당대표 선출, 4·27 재보궐선거 당선 등을 기점으로 오르락내리락하며 '롤러코스터'를 타왔다.

강원택 교수는 "손학규의 대표 상품이 뭐라는 게 아직 눈에 잘 안 들어온다"고 했다.

그에게 새겨진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주홍글씨'도 걸림돌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그는 야권의 적통이 아니다"면서 "결국 경선에서 페이스메이커 역할만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손 전 대표는 이에 대해 "당 대표 두 번 하면서 당이 어려울 때마다 희생하고 헌신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