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가는 길, 강점과 약점]
①그만의 강점 - 바닥서 출발해 장관·도지사
형제들 경비원·일반 노동자… 스토리 있는 인생 최대 강점
②넘어야 할 현실 - 1% 안팎 지지율 걸림돌
수도권서 인지도도 낮아… 중앙정치 경험 부족도 약점

김두관(53) 경남지사는 대선 출마가 거론될 때마다 "도정(道政) 현안이 우선"이라는 말을 되풀이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선 그의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인다. 이미 그를 위해 뛰는 사람도 많고, 경남뿐 아니라 서울에도 사무실을 여러 개 두고 있다. 5월 말~6월 초 창원·광주·서울 순으로 북콘서트 계획도 잡아놓고 있다.

김 지사 싱크탱크격인 '자치분권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원혜영 민주통합당 전 대표는 20일 본지 통화에서 "바닥에서 출발해 서민의 삶을 잘 알고 이장, 군수에서 시작해 장관, 도지사까지 지낸 스토리가 있는 인물"이라며 "우리 사회에 절실한 통합이라는 과제를 풀 적임자"라고 했다.

◇스토리가 있는 인물

신율 명지대 교수는 "김 지사의 최대 강점은 인생에 스토리가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지난 2월 자치분권연구소 행사에서 "5남 1녀 중 다섯째인데 누나는 서울에서 생선장수 하고 있고 첫째형은 독일에 광부로 갔다 왔고, 둘째형은 회사 경비원 하고 셋째형은 일반 노동자"라며 "나는 서민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고 나 자체가 서민"이라고 했다.

김 지사는 고향 남해에서 농민운동을 하다 이장이 됐고, 이어 군수, 장관, 도지사까지 올랐다. 남해군수 시절에는 관사 철거, 주민 공사감독관제 도입 등으로 주민의 호응을 얻었다.

출신지가 PK(경남 남해)라는 것도 강점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과거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서 보듯이 야권 후보이면서 PK출신이라는 점은 득표력 측면에서 굉장한 장점"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그의 친화력을 장점으로 꼽는 사람들이 많다. 원혜영 전 대표는 "경남지사에 당선된 후 통합진보당 등과 공동정부를 꾸려 성공적으로 도정을 운영했다"면서 "김 지사에게 배려와 조정, 친화력과 포용력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김 지사 측은 "민중당에서 정치를 시작해 조금씩 오른쪽으로 왔다. 이제는 중도를 대변할 사람이 됐다"고 했다. 때문에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의 지지를 얻는 데는 김 지사가 문재인 고문보다 수월할 거라는 얘기가 나온다.

◇낮은 지지율·인지도 등이 장애물

그의 대권 도전에 가장 큰 걸림돌은 1% 안팎에 머물고 있는 지지율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인지도가 낮다.

신율 교수는 "국회의원을 해본 적이 없고 장관을 한 기간도 짧아 중앙정치 경험이 적다는 게 한계"라고 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일반 대중들은 아직 김두관을 대선 시장에 나온 상품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정치적 기반이 친노라는 점은 강점인 동시에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친노 주류가 밀고 있는 대선 주자는 문재인 고문이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문 고문의 대체재"라든가, "문재인이 낙마할 경우 김두관이 대타"라는 말들은 그런 맥락에서 나왔다. 하지만 김 지사 측 사람들은 김 지사가 '문재인의 대타'가 아니라 '문재인을 뛰어넘을 사람'이라고 말한다.

현직 지사라는 점도 장애물이다. 지사직을 던지지 않는 한 공개활동을 하기가 어렵다. 김 지사 측도 그래서 사퇴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 경우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임기 중 당적을 갖지 않고 도정에만 전념하겠다"고 약속했던 게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