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0일 "통미봉남(通美封南)이라는 말을 쓰던 시대는 다 지나가버렸고, 오히려 통중봉북(通中封北) 시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강북구 수유동 통일부 통일교육원에서 진행된 통일정책 최고위과정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이 그간 써온 미국을 통해 한국을 봉쇄하는 시대가 아니라, 우리가 중국을 통해 북을 압박하는 세상이라는 뜻이다.

이 대통령은 "후진타오 중국 주석한테 '김정일을 좀 불러들여라. 자꾸 만나라. 보여줘라. 우린 개의치 않는다. 자꾸 보다 보면 변화가 오지 않겠나' 했더니 후 주석과 원자바오 총리 등 모든 고위직이 '이 대통령은 미래를 보는 사람'이라고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이 FTA하자고 하려 들고 작년부터는 중국과 국방장관 회담하기 시작했다"며 "북한이 보면 되게 속이 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중국이 우리의 혈맹인데 한국과 최고 관계를 맺느냐'라고 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장기 독재 정권에 역사적 변화를 가져오는 시대를 맞고 있다"면서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나 휴대전화가 없어도 가장 위력적인 것은 구전 홍보인 것 같다. 사람이 사람에게 전달하는 속도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탈북자 문제가 나올 때 남북 관계를 봐서, 북이 싫어한다고 해서 소홀히 한 게 사실"이라며 "빵도 매우 중요하지만 21세기에는 빵 못지않게 개인의 자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