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24일 경기 고양시 서오릉(西五陵)에서 본지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leedh@chosun.com

새누리당 5選 이재오 "대선 경선 참여 검토"
"野는 완전국민경선으로 감동 줄 프로그램 짜는데…
선수가 룰에 맞추라는 것은 스포츠 경기서나 맞는 얘기"

새누리당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은 24일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선수가 룰(rule)에 맞춰야 한다"며 완전국민경선 도입을 거부한 데 대해 "현재의 룰이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모든 환경을 정리해놓고 룰에 맞추라는 게 말이 되는가"라고 말했다. 4·11 총선에서 야권의 정권심판론을 뚫고 서울에선 드물게 5선(選)에 성공한 이 의원은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현재의 경선룰로 하면 '체육관 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선 경선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현 정권에 책임 있는 사람으로서 정권심판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권심판은 당대(當代)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나만 해도 야당이 2010년 7·28 재보선에 이어 두 번이나 정권심판론으로 공격했지만 유권자들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 아닌가."

―그럼 이명박 대통령이 성공했나.

"성공한 것도 있고 실패한 것도 있다. 금융위기 극복 등 국제적으로는 매우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일자리 창출이 잘 안 되고 양극화 심화된 건…."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을 비롯한 측근 비리가 계속 나오지 않나.

"정말 잘못된 거다. 불법을 저지른 사람은 어떤 경우든 책임져야 한다. (최 전 위원장과는) 경선 캠프에 같이 있었는데 우리는 자기 돈으로 하는 줄 알았지 기업에서 돈을 받아 했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대선 경선에 나갈 생각인가.

"아직은 검토 단계다. 함께 정치를 했던 여러 사람과 논의하는 과정을 거치겠다."

―최근 정몽준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정운찬 전 총리 등을 만나 '비박(非朴)연대'를 주도하고 있다는데….

"비박 연대는 적절치 않은 말이다. 누구를 안 되게 하기 위해 뭉치자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정권을 다시 창출할 수 있겠느냐'를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어떻게 정권 재창출하자고 의견이 모아졌나.

"누가 후보가 되든 표의 확장성 측면에서 후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야당의 대선전략은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자체 경선 뒤 단일화, 그리고 장외에 있는 안철수 서울대 교수와 마지막으로 단일화하는 다단계 완전국민경선을 통해 후보를 뽑자는 것 아니냐. 상대는 국민에게 스릴과 감동을 주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데 우리는 그런 게 없다면 국민이 어느 쪽을 바라보겠는가."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선수가 룰(rule)에 맞춰야 한다'며 완전국민경선 도입에 반대했다.

"그건 스포츠 경기에선 맞는 말이긴 하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총선 공천에서 특정계파나 특정인과 친한 사람은 이런저런 이유로 다 잘라냈다. 그런 식으로 현재의 룰이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모든 환경을 정리해놓고, 선수가 룰에 맞추라는 게 말이 되는가."

―완전국민경선제가 안 되면 경선에 불참할 건가.

"그건 그때 가서 봐야지."

―이 의원은 박 위원장의 대선 당선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 것 아닌가.

"(잠시 생각한 뒤)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고…. 그런데 2002년 대선 때는 투표 당일까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대세고 당선될 걸로 봤는데 안 됐잖아. "

―박 위원장이 대통령으로 자질이 충분하다고 보나.

"시대정신이라는 게 있다. (대통령은) 시대 흐름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고 이걸 제시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다."

―일각에선 이 의원이 결국 탈당해 독자노선을 걸을 것이란 말도 한다.

"(현실이) 자기 생각에 안 맞는다고 탈당하는 건 옳지 않다. 탈당했다가 밖에서 장사가 안 된다고 다시 들어오는 사람이 있지만 나는 그렇게 해본 적이 없다."

―당에서 누가 대선 후보가 되든 힘을 합칠 건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통해 후보가 뽑히면 당연하다. 다만 경선 후유증이 없어야 하고 그러려면 완전국민경선으로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