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어붙이는 문재인 "이해찬·박지원 담합 아니라 단합"

친노·호남, 당권파로 부상 비주류·비노 연합과 격돌 친노 "이미 대세 형성"

민주통합당 내 친노(親盧)·호남 연합과 비노(非盧) 연합이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정면 격돌하고 있다. 당권파인 친노 진영은 계파·지역 간 단합을 명분으로 DJ(김대중 전 대통령)계를 대표하는 박지원 최고위원을 후보로 내세웠고, 비노 연합은 "정치적 담합이자 구태"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번 경선을 계기로 당 세력 판도가 친노 핵심 및 박 최고위원이 뭉친 신(新)당권파와 손학규·정세균 상임고문 및 486그룹이 중심이 된 비주류·비노 연합의 대결 구도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26일 기자회견을 갖고 내달 4일 열리는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박 최고위원은 "친노와 비노, 호남과 비호남이 없는 오로지 민주당만이 존재해야 한다"며 "김대중 세력과 노무현 세력, 한국노총과 시민사회단체가 한마음 한뜻으로 민주 정부 10년의 성과를 계승·발전시키고 12월 대선에서 승리해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이해찬 전 총리와 당 외곽의 원로 그룹인 '희망 2013·승리 2012 원탁회의' 인사들은 전날 박 최고위원에게 "친노·비노의 벽을 깨고 친노와 호남이 역할 분담을 해야 한다"며 박 최고위원에게 원내대표 출마를 제의했었다. 원내대표는 호남의 대표격인 박 최고위원이, 당대표는 충청 출신인 이 전 총리가 맡고, 대선 후보는 영남의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두관 경남지사, 수도권의 손학규·정세균 상임고문이 경쟁하는 구도로 가자는 제안이었다.

친노 인사들은 이날도 박 최고위원에게 경선 출마를 거듭 요청했고, 박 최고위원은 연대 제안을 받아들였다. 대표적 비노 인사였던 박 최고위원이 친노 진영의 지원을 받아 원내대표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문재인 상임고문은 "'담합'이 아니고 '단합'으로 오히려 바람직한 모습"이라며 "담합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말했다. 비노 진영의 '담합·구태' 비판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그는 "당내 선거에서 세력 간, 유력 인사 간 제휴와 역할 분담, 단일화는 당연한 것"이라며 "국민이 가장 바라는 것은 '친노다, 비노다'를 놓고 갈등하거나 계파·지역별로 분열하지 말고 단합해서 정권 교체를 이루라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 전 총리도 "대의와 명분을 갖고 정치적 대세를 형성하는 것이 어떻게 담합이냐"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노 진영에선 박 최고위원과 이 전 총리의 원내대표·당대표 당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친노 핵심 인사는 "친노와 호남의 결합으로 이미 대세가 형성됐다"며 "박 최고위원이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