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계 좌장, 의원동산서 "대선출마"… 낙선10명·지지자500명 참석]
"4년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추진"… '非朴 연대 위한 포석' 분석도

새누리당 이재오(67) 의원이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 대혁신 5대 방안'을 내걸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행정구조 개편·국회의원 정수 200명 내외로 축소 ▲부정부패 척결·청렴사회 정착 ▲남북대표부 설치·동북아평화번영공동체 구축 ▲양극화 및 청년실업 문제 해소 등을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본관 옆 야외 의원동산에서 출마선언을 했다. 현장에는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 지지자들과 지지모임인 '재오사랑' 회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하지만 한때 의원 100여명이 속했던 친이(親李)계를 이끌었던 그의 출마선언장에는 진수희·권택기·안형환·원희목·최병국 의원 등 10여명이 참석했고, 이 중 4·11 총선에서 다시 당선된 사람은 권성동·조해진 의원 정도였다.

5선의 이 의원은 "5년 단임 대통령제는 제왕적 대통령제로 누가 대통령이 되든 극한의 정쟁과 권력독점의 폐해를 피해갈 수 없다"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취임 후 6개월 안에 개헌을 마무리하고, 저는 임기를 모두 채우지 않고 3년으로 단축하는 용단을 내리겠다"고 했다. 대통령과 국회의원의 선거 주기를 맞추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 의원의 개헌안은 직선제로 뽑는 대통령이 외교·국방 등 외치(外治)를 맡고, 국회에서 뽑는 총리 등 각료가 내치(內治)를 담당하는 분권형 대통령제다. 이 의원은 2010~2011년 특임장관 재직시 분권형 개헌을 추진했으나 정치권의 반대 등에 부딪혀 동력을 얻지 못했다. 이 의원이 개헌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은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맞서 권력 분점을 매개로 비박(非朴)계 주자들 간 연대를 모색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4년 중임 대통령중심제가 지론이다.

이 의원은 박정희 정권 때 반(反)독재 투쟁을 하다 세 번 구속됐으며 1990년 이우재 전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과 함께 민중당을 창당했다. 1992년 총선에서 1996년 신한국당에 입당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 캠프 좌장 역할을 맡아 대선을 이끌었고, 현 정권의 2인자로 불렸다. 이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공과(功過)를 피해가지 않겠다면서도 "나는 수십 년째 24평짜리 국민주택에 살며 부정부패에 물들지 않았다. 가난한 대통령으로 행복한 국민을 만들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