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폭로전으로… 이정희, 조준호 조사위원장에 "손해배상 청구"]
유시민 - "국민의례 거부가 가치 있나" 금기시됐던 黨정체성 지적
경기동부, 비대위 반대 - 강기갑·권영길 등 비당권파, 특별당비 미납 내역 폭로… 黨지지율 8.4%→5.1%로

통합진보당 내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싸움이 폭로전·비방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10일에는 부정선거 내용이 추가로 공개됐고, 당을 장악한 NL(민족해방·범주체사상) 측은 비당권파 의원들의 특별당비 미납 사실을 폭로했다.

◇당권파, 조준호 위원장 맹비난

이날 오후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프라자에서 열린 진보당 전국운영위는 시작 전부터 전운이 감돌았다. 행사장에는 당원 수십 명이 '당과 당원의 명예 훼손한 조준호 위원장은 사죄하라!' '누더기 진상보고서 폐기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행사 직전 대표단이 퇴장을 요청하자 일부는 "조준호 대표 사퇴하라!" "대표입니까, 사기꾼입니까!"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정희 대표는 회의에서도 "진상조사위의 일방적이고 부실한 조사와 무책임한 주장 등으로 13년간 유지돼 온 진성당원제가 흔들리고 있다"며 "부실 진상보고서 폐기가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진상조사위를 이끌 조 대표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도 했다.

비당권파는 강기갑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비대위원회'를 구성하자는 안을 제안하려다, 공동대표단에게 마지막 한 번 더 논의할 기회를 준 뒤 결론이 나지 않으면 12일 운영위를 다시 열어 논의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무차별 폭로전

유시민 대표는 이날 '19대 총선평가' 안건을 논의하는 가운데 '국민의례'를 하지 않는 진보당의 관행을 꼬집었다. 유 대표는 "많은 후보들이 '당신 당은 왜 애국가를 안 부르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왜 우리는 국민에게 명료하게 설명할 수 없는 일을 할까. 의례 거부가 그렇게 가치가 있나. 이런 토론을 하는 것이 왜 금기처럼 돼 있나"라고 말했다. 진보당은 민노당 시절부터 당 행사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등 국민의례를 일절 하지 않고 있다.

한 운영위원은 총선에서 성남 중원 선거구에서 당권파 측 후보가 과거의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한 사건에 대해 "당초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을 공천했었다"고 말했다. 성남 중원에 처음 공천된 윤원석 후보가 인터넷 언론사 대표 시절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으로 후보에서 사퇴한 일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한편 진보당은 이날 당 홈페이지에 '강기갑 의원실 등 공직특별당비 미납내역'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공개했다. 진보당 국회의원들이 지난해부터 올해 5월 9일 현재까지 특별당비를 미납한 내역을 공개한 것으로, 강기갑 의원 1억8682만원, 권영길 의원 6485만원, 홍희덕 의원 7221만원 등이었다. 진보당 관계자는 "이정희 의원은 당비를 완납했고, 김선동 의원은 올 들어 2000만원의 미납분이 있다"고 했다. 당권파인 이정희·김선동 의원은 성실하게 당비를 냈는데 비당권파 의원들은 그렇지 않다는 뜻이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비대위원으로 거론되는 권영길·강기갑 의원을 공격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진보당은 의원들 및 보좌관·비서관들의 세비와 월급의 약 절반가량을 당비로 내도록 하고 있다.

◇진보당 지지율 반 토막

이번 선거부정 사태 이후 진보당 지지율이 반 토막 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회사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26일에만 해도 8.4%였으나 지속적으로 하락, 지난 8일 5.1%까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