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 총무원장과 갈등… '도박 폭로 배후' 의심받는 명진 스님
"나는 정면으로 공격하지 뒤에서 그런 짓 하지 않는다
룸살롱, 성매수한 사실 없어, 종회부의장 사퇴하며 책임졌다… 언론에 다 보도됐던 얘기"

"보고를 들어 알고는 있었지만 나는 배후가 아니다."

명진<사진> 스님은 15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승려 밤샘 도박' 폭로에 대해 "나하고는 관계없는 일이다. 나는 정면으로 공격하지 뒤에서 그런 짓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스님은 또 측근으로 꼽히는 김영국(민주통합당 불교특위 위원장)씨가 이번 몰카 동영상을 언론에 배포하고 총무원 고위직 스님의 도박 의혹을 조사했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그런 일을 김영국이 했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했다. 김영국씨는 2010년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당시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 교체 압력 의혹을 제기한 인물이다.

봉은사 주지였던 명진 스님은 종단 직영사찰 전환 문제로 자승 총무원장 및 현 총무원 집행부와 오랫동안 갈등을 빚었고, 종단 안팎에서 '이번 폭로의 배후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씨는 15일 언론 인터뷰에서 "도박 동영상을 처음 불교계 언론에 공개한 것이 나"라고 말했다. 본지는 그동안 명진 스님을 'A스님', 김씨를 'B씨'로 지칭했었다.

―많은 사람이 스님이 배후에 있다고 얘기한다.

"그런 정황은 충분히 갖춰져 있는데…. 절집 안에서 나름대로 MB 정권 시대에 바른말이라도 하고 양심껏 살아온 사람에게 흠집을 내려고…. 안타깝다. 내가 그동안에 살면서 누구 몰래 카메라 찍고 이런 거 자체를 한 적이 없다."

―전혀 몰랐다는 말인가.

"이번 건은 백양사 문중 간에 방장 유시를 놓고 싸우는 가운데 나온 거다. 촬영되고 난 다음에 오고 가는 과정은 내가 영국이한테 들어서 알지만, 배포되고 하는 거는 나하고 전혀 상관이 없다."

―명진 스님과 평소 친분이 있는 백양사 스님을 거쳐 김영국씨에게 전달된 것이라는 소문도 있다.

"그렇지 않다. 직접 전달하고 그런 성질의 일이 아니지 않나."

―그럼 김영국씨가 언론에 뿌리고 난 뒤에 사후 보고를 받은 건가?

"아니다. 그 영상을 영국이가 갖고 있다고 해서 알고는 있었다는 거지."

―성호 스님은 그간 종단 고위직 스님과 명진 스님을 도박 및 성매수 혐의(2001년 신밧드 룸살롱 사건)로 고발했다가 '명진 스님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왜인가.

"사람들이 나더러 '성호를 만나서 사실대로 얘기하라' 그러는데 나는 그냥 내버려두라 그랬다. 이미 내 입장은 밝혔기 때문이다. 그랬는데 지난 3월 지(성호)가 뭐 참회한다고, '명진 스님은 성매수 사실이 없다'고 장문의 참회문을 보내왔다. (기자들한테도 다 돌렸다) 그랬는데도 지금 와서 다시 또…."

―모든 스님이 도매금으로 매도당하는 상황이 됐다.

"거기다가 룸살롱 얘기까지 곁들여 나오는 바람에…. 10년도 넘은 일이고, 그때 종회부의장직 사퇴하면서 내가 다 책임을 졌다. 또 그 책임지는 과정에서 언론에도 다 보도됐다. 성매수는 없었다."

―명진 스님이 종단 고위직 스님의 도박 관련 자료를 갖고 있고, 차례로 폭로할 거라는 소문도 돈다.

"강남의 한 호텔에서 종단을 좌지우지하는 스님들이 모여서 도박했다는 설(說)도 난 얼마 전에 들었다. 거기 심부름 다녔던 사람이 나한테 접촉을 해왔다. 나는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이다. 잘못 걸려들면 큰일 난다'고 했는데, 그 사람들이 영국이한테 접촉을 했다. 그리고 고위직 스님들이 출입한 곳, 술집 이런 거를 샅샅이 조사한 걸로 안다."

―별도로 김영국씨가 조사했을 뿐 스님이 기획하고 지시한 게 아니다?

"그거는 말도 안 되고, 난 그런 능력도 없다. 난 그냥 대놓고 퍼붓고 욕하고 사납게 싸우는 거 말고는 할 줄 모른다. 허허허."

―다음 계획이 있나?

"여름에 선방(禪房)에 하안거(夏安居) 들어가려고 작정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