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 9명 중 5명만 확정… '반쪽 비대위'로 일단 출범

강기갑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통합진보당 공식 비상대책위가 16일 첫 회의를 열고, 19대 국회 개원(5월 30일) 전까지 경선직 비례대표 사퇴 문제를 마무리 짓기로 했다.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를 포함한 경선직 비례대표 14명의 일괄사퇴는 당 최고의결기구인 중앙위원회에서 지난 12일 결정된 내용이다.

강 위원장 및 이날 임명된 4명의 비대위원은 경선직 비례대표 14명 중 이날까지 사퇴를 거부하고 있는 당권파 측 비례대표 후보들을 접촉, 설득작업을 벌였다. 그러나 경기동부연합을 중심으로 한 당권파 측은 중앙위 의결은 물론 비대위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강 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경선 비례대표 당선자 중) 한 분(윤금순)은 사퇴하고 두 분(이석기·김재연)이 사퇴를 안 하고 계시니까 두 분이 표적으로 드러나 계시다"며 "이른 시일 안에 용퇴할 수 있도록, 무릎을 꿇고 비는 한이 있더라도 이해시키고 설득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당 안팎에선 이석기·김재연 두 당선자가 끝까지 사퇴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회 개원 전 출당(黜黨)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스스로 탈당하면 의원직이 박탈되지만 출당되면 의원직이 유지된다.

강 위원장은 이날 전체 9명의 비대위원 중 자신을 포함, 5명의 비대위원밖에 인선하지 못했다. 당권파 측이 거부하는데다, 3명이 할당된 외부 몫도 적임자를 찾지 못했거나 거절당했기 때문이다.

이날 특히 관심을 끈 것은 당 사무총장에 해당하는 비대위 집행위원장이었다. 이 자리에는 권태홍 전 국민참여당 최고위원과 민병렬 통합진보당 부산시당 공동위원장이 선임됐다. 권 위원장은 유시민 전 대표의 측근으로 국민참여당 사무총장을 지냈다. 민병렬 위원장은비당권파에 속한다. 집행위원장(사무총장)은 당의 자금을 관리하는 자리다. 당권파는 이 자리만은 절대 다른 쪽에 양보하지 않고 독식해왔다. 당권파 측이 비대위원 참여를 거부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외 비대위원으로는 이정미 전 민노당 최고위원과 이홍우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지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