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파에 대해 물으면 "난 민주주의자" 엉뚱한 답변
"부정 50~70%는 돼야 총체적 부정"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핵심인 이석기<사진> 당선자는 17일 북한 주체사상을 지도 이념으로 하는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활동 전력과 관련해 "(주체사상과) 나는 아무런 인연이 없다. (저의 활동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대법원에 의해 반(反)국가 단체로 판결 난 민혁당에서 경기남부위원장을 맡아 조직활동을 한 혐의가 인정돼 2002년 구속, 2년6월형이 확정됐다가 2003년 8·15 특사 때 가석방됐다.

이 당선자는 이날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 '북한의 주체사상을 신봉한 전력이 있는데, 주체사상에 대한 현재의 입장이 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그는 "생각과 사상이라는 게 이분법적으로 구분할 수 없는 거다. 당시 나의 주장이 뭐냐고 묻는다면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민주주의자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민혁당 사건으로 복역까지 한 종북(從北) 주사파의 국회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나온다'는 질문에는 "대표적인 색깔 공세"라고 했다. 그는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가서도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북한과 아무런 연계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그는 본인의 입으로는 '주체사상'이라는 말 자체를 쓰지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수차례 방송 등에 나가 비슷한 질문을 받았지만 자신의 입으로 '주체사상'이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

하지만 민혁당 창당을 주도했던 김영환씨 등의 증언은 이 당선자의 주장과 완전히 다르다. 1997년 민혁당을 해체했던 김영환씨 등은 1999년 공안 당국에 적발돼 수사·재판 과정에서 민혁당 조직 총책 하영옥씨를 통해 이 당선자로부터 경기남부위 사업보고를 받았고, 이씨에게 조직원 영입 지시 등을 내린 사실을 진술했다. 법원도 이 당선자의 이런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한편 이 당선자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비례대표 경선 부정문제에 대해 "부정이 70%, 50%는 돼야 총체적 부정, 부실로 표현할 수 있다"며 "우리 비례선거는 온라인이 90%고 오프라인이 10%밖에 안 된다. 일부 부실이나 부정, 관리 소홀이 있을 수 있다고 보지만 부정 의혹의 상당 부분은 오프라인인데 문제를 증폭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경선을 통해 선출된 비례대표 후보 전원이 19대 국회 개원 전에 사퇴해야 한다는 혁신비대위 요구에 대해 “그렇게 하면 극단적 파국으로 치닫는다”며 “국민 여론도 해결책이 사퇴에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국민도 사퇴를 원치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 당선자는 또 “지난 3개월 동안 초기엔 색깔 공세, 지금은 선거 부정 공세로 조중동의 집중포화를 맞았는데 야권 연대를 파탄시키려는 불순한 음모 속에서 진행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진보당 당권파의 비례대표 경선 부정문제와 종북문제는 비당권파 등 진보 진영 내에서 먼저 제기됐다는 점에서 그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그는 자신이 지난 2월까지 대표로 있었던 CNP전략그룹(CN커뮤니케이션즈로 명칭 변경)이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소속 학생들과 총학생회 선거와 사업 등으로 연계돼 있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무근이다. 기업이 무슨 (대학생 단체와) 관련이 있겠느냐”고 했다. 하지만 CNP는 여러 곳의 대학과 거래를 해왔다는 사실이 확인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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