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상장… 증시에 얼굴 내민 페이스북]
공모가보다 11% 오른 주당 42.05달러로 거래 시작
기업공개로 184억달러 조달… 사상 두 번째로 많이 모아
저커버그 3000만주 처분, 현금 1조3400억원 챙기고도 지분 32% 보유한 최대주주

9억 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18일 기업공개(IPO)를 통해 사상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을 조달했다. 페이스북은 나스닥 상장을 하루 앞둔 17일 공모가격을 주당 38달러(약 4만5000원)로 결정했으며, 18일 예정보다 30분 늦은 오전 11시30분 공모가보다 11%가 오른 42.05달러에 거래를 시작했다. CNBC는 "시초가를 50달러까지 기대했던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운 가격일 수 있지만, 페이스북이 공모가를 비교적 정확하게 결정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전했다.

나스닥에서 상장된 페이스북 주식은 4억8440만주로, 페이스북은 IPO로 184억달러(약 21조6000억원)를 조달했다. 2008년 상장 당시 196억5000만달러(약 23조원)를 조달한 신용카드 회사 비자에 이어 2번째로 큰 금액이자, 정보통신(IT)주 중엔 압도적 최고액이다. 2004년 구글이 기업공개로 조달한 자금은 16억7000만달러(약 2조원)였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1일 오전 9시 30분(미 동부시각 기준), 캘리포니아 멘로파크에 있는 페이스북 본사에서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직원들과 함께 나스닥 개장 벨을 울렸다.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검정 후드티 차림이었다. 상장 당일 CEO가 미국 뉴욕을 찾아 개장 벨을 울리는 전통을 20대 IT 기업가답게 약간 변형한 것이다.

나스닥은 멘로파크에 특별 무대를 설치하고,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의 나스닥 건물의 전광판에 '페이스북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저커버그는 별다른 언급 없이 벨을 울린 후 터치스크린에 '더 열리고 연결된 세상을 향하여'라고 썼다. 그의 육필(肉筆)은 나스닥 건물 밖 전광판에 게시됐다.

IPO로 수천 명의 백만장자 직원을 배출하게 될 페이스북은 상장 전날인 17일 저녁부터 프로그래밍 대회인 '해커톤(Hackathon)'을 열고 밤을 새우며 상장을 축하했다.

페이스북은 그동안 투자설명회 등에서 예상 공모가격 범위를 34~38달러로 제시해 왔다. 38달러는 그동안 논의됐던 공모가격 중 가장 높은 금액이다. 페이스북의 기업가치는 IPO 시점 기준으로 미국 기업 중 가장 높은 1040억달러(약 122조원)로 평가됐다. 맥도날드·아마존 등 이름난 기업들보다 높고 스타벅스와 휴렛패커드를 합친 금액과 맞먹는다. 지난 14일 28세가 된 저커버그는 주당 38달러에 총 3000만주를 팔아 약 11억4000만달러(약 1조3400억원)를 벌어들였다. 저커버그는 IPO 후에도 32%의 지분을 보유한 페이스북의 최대 주주이자 결정권자로 남게 된다.

저커버그가 하버드대 재학 중 기숙사에서 교내 서비스로 시작한 페이스북은 8년 만의 IPO를 통해 시가총액 기준 미국 23위 기업에 올랐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매출 37억달러(전년 대비 88% 증가), 순이익 6억6000만달러(65% 증가)라는 실적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페이스북의 순위는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23위지만, 연간 수익 기준 순위는 909위 수준이다. 페이스북의 지난해 광고 수입은 32억달러로 구글(365억달러)의 10분의 1도 안 되며, 페이스북엔 장기적 수익 모델을 찾아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