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19대 총선 당선자 모임에서 동료의원과 얘기하고 있다. 문 고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3주기인 23일 밤 트위터에 “소주 한잔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조인원 기자 join1@chosun.com

"친노라는 말이 풍기는 敵意 때문에 한잔… 제게 거는 기대의 무거움에 한잔"
트위터에 복잡한 심경 토로… 내달 중순쯤 출마선언 할 듯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를 치른 지난 23일 밤 혼자서 통음을 했다고 밝혔다. 문 고문은 23일 밤 이런 내용의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소주 한잔 합니다. 탈상이어서 한잔. 벌써 3년이어서 한잔. 지금도 '친노'라는 말이 풍기는 적의(敵意) 때문에 한잔. 노무현재단 이사장 관두고 낯선 세상 들어가는 두려움에 한잔. 저에게 거는 기대의 무거움에 한잔. 그런 일들을 먼저 겪으며 외로웠을 그를 생각하며 한잔."

문 고문은 추모객들이 돌아간 뒤인 이날 저녁 경남 양산의 자택에서 술을 마셨다고 한다. 대선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복잡한 심경으로 술을 마신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탈상을 했으니 마음이 복잡하지 않았겠느냐"며 "한 번도 해보지 않은 현실정치, 그것도 대선 주자급으로 바로 시작하는 데 대한 마음의 부담이 있는 듯하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근 총선과 원내대표 경선을 거치면서 친노 그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진 데 대한 부담도 읽힌다"고 했다.

문 고문은 다음날인 24일에는 대선 주자로서의 행보를 바로 시작했다. 그는 이날 노무현재단 회원들에게 보낸 퇴임사에서 "이제 저는 노무현이라는 사람을 놓았다. 하지만 그의 정신, 가치, 신념, 원칙만은 여전히 놓아버릴 수 없다"며 "정치인 문재인으로 다시 시작한다"고 했다.

문 고문은 출마 선언 시기를 민주당 대표 확정일(6월 9일) 직후인 6월 중순쯤으로 잡고 있다. 대표 경선 과정에서 선언할 경우 정치적 오해를 부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이에 앞서 5월 말~6월 초에는 정책 생산 근거지 역할을 할 연구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한완상 전 부총리가 이사장으로 확정돼 있고, 주요 대학교수와 시민단체 인사들이 발기인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 고문 측은 '젠틀재인' '문사모' '문풍지대' 등 다양한 팬클럽들을 연결해 '문재인의 친구들(Moon's Friends·MF)'도 6월 중 출범시키기로 했다. '제2의 노사모'라는 말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