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 번 실패한 세력… 지금도 잘하고 있지 않다"

민주통합당 정세균<사진> 상임고문은 28일 "이제는 노무현을 잊자. 탈상(脫喪)도 했고, 이제는 친노(親盧)·비노(非盧)를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 고문은 이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당 '정치개혁모임' 초청 간담회에서 "대선을 200여일 남겨놓은 시점에서 민주당이 잘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노(no)'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외연 확대를 할 시점에 오히려 친노와 비노, 호남과 비호남으로 사분(四分)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산업자원부 장관, 열린우리당 의장 등을 지낸 그는 범(汎)친노로 분류된다.

정 고문은 이어 "김대중·노무현 10년 집권에 이어 17대 국회에서는 국민들이 의회권력까지 민주당에 줬다. 하지만 2006년 5·31 지방선거, 17대 대선, 18대 총선 등 3번의 선거에서 처절한 패배를 맛봐야 했다"며 "4·11 총선 패배를 제대로 반성·성찰하고 있지 못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우리는 사실 한 번 실패한 세력이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정 고문은 비공개로 진행된 간담회에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과의 단일화 혹은 공동정부론이 제기되는 데 대해 "민주당 후보부터 뽑아 안철수든 누구든 바깥의 후보를 압도할 수 있게 키우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고문은 '저평가된 우량주라는 평가가 있다'는 질문에는 "원래 저평가 우량주는 장이 서면 제대로 평가를 받는 것"이라며 "그 어떤 대선후보 못지않게 권력 의지가 강하고, 내용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