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성 "정부, 탈북자 대상으로 쓰레기 정보 장사"
박용진 "박근혜 지침 있고 나서 임수경 사건 터져"
이해찬 이어 박지원·김한길도 "北인권법이 문제"
대선주자들과 말 달라… '黨 내부용' 발언 가능성

탈북자들을 "변절자"라고 부른 민주통합당 임수경 의원에 이어, 탈북자를 비난하는 발언이 민주당에서 또 나왔다.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7일 "일부 귀족 탈북자들이 쓰레기 정보를 양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의원의 취중 폭언을 전한 탈북자 백요셉씨에 대해서는 '조작설'까지 제기했다. 임 의원의 폭언이 실수가 아니라, 민주당 내 일부 인사들의 '신념'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임수경 막말보다 탈북자 탓하기

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종북 논란이 전국을 덮고 있다. 남북문제에 있어 냉전적인 정책에 동의하지 않으면 모두 종북주의자가 되는 동토(凍土)의 땅으로 대한민국을 몰고 가고 있다"며 "한국판 신(新)마녀사냥"이라고 했다.

이어 "백요셉씨와 임수경 의원의 다툼은 공작적 냄새가 짙게 풍긴다. 백씨 주장은 과잉된 느낌이 있다"며 "해당 녹취록을 공개해야 할 것이고 해당 술집이 평소 출입하던 술집이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했다. 탈북자 백씨가 의도를 갖고 임 의원에게 접근해 막말을 유도했다는 뉘앙스가 담긴 주장이다.

최 의원은 "쓰레기 정보를 양산하는 일부 탈북 귀족들 때문에 탈북자들의 이미지가 먹칠되고 있다"면서 "휴민트(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얻은 정보)가 붕괴된 이 정부에서 탈북자들을 대상으로 쓰레기 정보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했다.

이는 '탈북자는 변절자'라는 임 의원의 얘기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탈북자들 전반에 대한 불신을 깔고 있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이라는 지적이다.

박용진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1일 오후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의 이른바 '국가관 의심' 발언이 나왔다. 색깔론을 제기한 것"이라며 "박 의원의 이런 지침에 따라 새누리당 전체가 색깔론 막춤을 추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임 의원이 백요셉을 만난 시각도 박 의원의 지침이 있고 나서"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표의 지침이 백씨를 움직이게 한 것 아니냐는 식의 주장이며, 이에 따르면 백씨는 특정정당의 수하가 되는 셈이다.

◇'북한인권법' 때리기도 시작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해찬 후보가 연일 '신(新)매카시즘'을 주장하고 있는 것도 맥락이 겹친다. 이 후보는 "북한인권법은 내정 간섭"이란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갑자기 '신매카시즘'을 들고 나왔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북한인권법에 대해 "만약 북한에서 우리 대한민국을 규제하는 법을 제정했다고 하면 우리 대한민국이 지킬 수 있겠느냐"고 했다. 김한길 당대표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인권법은 북한 인권을 개선하려는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며 "인권의 이름으로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몸 사리는 대선 주자들

당권 주자와 의원들이 연일 쏟아내는 발언은 문재인 상임고문이나 손학규 전 대표 등 대선주자의 입장과는 일정한 거리가 있다. 문 고문은 지난 5일 "북한 인권 문제나 북한에서 탈북한 분들을 보듬는 문제는 이념을 떠난 것"이라며 "북한도 북한주민의 인권을 존중해야 하며, 우리도 북한 주민들의 인권증진과 향상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학규 전 대표는 "북한은 결코 정상적인 국가라고 볼 수 없다. 주민들이 굶어 죽는데 핵개발에 돈을 쓰고 있지 않으냐"며 "북한 인권에 대해 우리는 떳떳이 해야 할 말을 해야 한다"고 했다.

길게 보고 가야 하는 대선주자들과 달리 당대표 후보들이 강성 주장을 펼치는 것은 '당내용'일 가능성마저 있어 보인다. 이해찬 후보가 신매카시즘을 들고 나온 지난 5~6일은 이번 민주당 대표경선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모바일 선거인단 투표가 진행된 시점과 정확히 일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