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종북 막장드라마"… 민주 "상식의 정치 주문"
색깔논쟁 일으키기 위한 고의 발언이라는 분석도
정부 "애국가, 1948년 이후 관례로 사용된 공식 국가"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이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애국가는 국가(國歌)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둘러싸고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 의원은 15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에는 법으로 정한 국가가 없다. 독재 정권에 의해서 (애국가가 국가로) 만들어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의원은 "애국가는 그냥 나라 사랑을 표현하는 여러 노래 중 하나"라며 "애국가를 부르지 말자는 것은 아니지만, 애국가 부르기를 강요하는 것은 전체주의"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민족적 역사와 정한이 반영된 아리랑 같은 것들을 국가라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 의원의 발언이 알려지자 정치권에선 거센 비판이 일었다.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은 16일 논평을 통해 "종북(從北) 주사파 세력의 막장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고 했다. 민주통합당 김현 대변인도 "애국가를 논란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이석기 의원에게 상식의 정치를 주문한다"고 했다.

트위터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도 "대한민국을 부정한 것" "종북·진보세력의 민낯이 드러났다" "한심하다"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 의원이 '색깔' 논쟁을 일으키기 위해 고의로 애국가 발언을 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이 의원은 부정경선 문제를 '종북 대 반공'의 논쟁을 가열시켜 은폐하려는 것 같다. 그러지 않고서 이 민감한 시기에 그런 발언을 스스로 할 리가 없다"고 했다. 한인섭 서울대 교수도 자신의 트위터에 "이석기는 보수에 떡밥을 던져주면서 자신을 공격하게 한다"고 했다.

행정안전부 측은 "현행 애국가는 1948년 8월 대한민국 정부 수립 행사에서부터 지금까지 관례로 사용돼 온 공식 국가"라며 "애국가를 국가라고 명시한 법이 없는 것은 이것이 너무나 당연한 얘기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행정공무원이 지켜야 할 내부 규칙인 '국민의례 규정(2010년 제정)'에 '애국가 제창'이라는 부분이 있다. 애국가를 공식 국가로 정하고 있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