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의 사퇴 요구에 답변… 신당권파 "경기동부 몸통 고백한 것"
"새누리당과 보수세력의 대선 프레임에 걸려" 주장도… 김재연은 20분간 눈물만

전방위적 사퇴 압박을 받아온 통합진보당 이석기<사진> 의원이 "내가 무너지면 줄줄이 다 무너질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의원직 사퇴를 거부해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두고 신당권파에서는 "경기동부의 실세, 몸통을 시인한 것 아니냐" "자아도취에 빠진 것 같다"는 비판이 나왔다.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언론 인터뷰에서 "(사퇴를 권유하자) 김재연 의원은 정말 답을 못했다. 계속 눈물만 흘리다가 20분 만에 내가 입을 열었다"며 "그런데 이석기 의원 같은 경우에는 전혀 달랐다. '이게 대선 프레임에 걸린 거다' '내가 무너지면 줄줄이 다 무너질 거다' 이런 이유를 계속 댔다"고 전했다.

강 위원장은 지난달 18일 서울 모처에서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각각 만나 자진 사퇴할 것을 설득했다. 그날은 당 차원에서 비례대표 경쟁명부 후보들 전원에게 자진 사퇴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한 날이었다. 강 위원장은 이 의원과 3시간 동안 토론을 벌였지만 이·김 두 의원은 끝내 자진 사퇴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자신에 대한 여론의 비판을 보수 진영과 새누리당의 '대선 공작'이라는 취지로 말해왔다. 지난 15일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의원은 사퇴 압박을 '보수 세력의 대선 프레임'이라거나 '색깔론'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자신이 운영했던 정치기획사 'CN커뮤니케이션즈'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현 시점에서 터진 것 역시 "거창하게 말하면 음모론"이라며 "대선 프로젝트다. 차기 권력을 위해서 나를 튀겨서 (사건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었다.

이 의원이 속한 구당권파 측도 "대선을 앞두고 종북 프레임을 만들려는 보수 세력의 칼날이 이석기 의원을 과녁으로 삼은 상태에서 이 의원이 사퇴하면 결국 김선동·이상규 의원 등 또 다른 희생자가 나왔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이 의원 나름대로 대선 정세에 대한 판단을 한 것인데 이를 '왕자병'이라거나 '자아도취'라고 비판하면 토론을 할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