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칼럼니스트 프리드먼 "리더가 대중에 끌려다녀… 포퓰리즘보다 더 인기 영합"

"리더들은 너무나 많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느라 이 목소리들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다."(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사진)

전 세계 약 20개 나라에서 정권 교체가 가능한 대선 혹은 총선이 열리는 2012년, 세계의 정치권이 포퓰리즘(populism)을 넘어서 '포퓰러리즘(popularism)'으로 치닫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포퓰리즘이 대중영합주의라면 포퓰러리즘은 트위터·페이스북 등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대중의 입맛에 맞춰 연예인처럼 단편적 인기를 좇는다는 뉘앙스가 강하다.

유명 칼럼니스트 프리드먼은 24일 '포퓰러리즘의 부상'이라는 칼럼에 소셜 미디어와 휴대전화의 확산으로 한 사회의 리더와 대중 사이의 양방향 소통이 확산되면서 포퓰러리즘이 현 사회의 절대 이데올로기로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소셜 미디어가 리더들을 근시안적인 메시지 싸움에 뛰어들게 하면서 장기적 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프리드먼은 "요즘 정치인들은 블로그를 검색하고 트위터 반응을 기록하면서, 대중을 이끌고 가야 할 곳이 아니라 대중이 지금 모여 있는 곳에 집중하고 있다. 리더십이 가장 필요한 시대임에도 '팔로'하는 사람만 있을 뿐 이끄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팔로(follow)'는 '따라가다'라는 영어 단어인 동시에 단문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트위터의 '친구 맺기' 기능을 뜻한다.

미국의 경우 리더십의 상실은 '위대한 세대'가 정치 무대에서 사라졌다는 의미도 지닌다. '위대한 세대'는 10~20대 때 제1차 세계대전(1914~1918년)을 겪고 대중에게 일일이 의견을 구할 수 없었던 냉전 시대에 정치 경력을 쌓은 세대를 일컫는다.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1989~1993년 재임)가 이 세대가 배출한 마지막 미 대통령으로 꼽힌다.

미 정치 전문 인터넷 매체 폴리티코는 "대선을 5개월 앞두고 있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의 큰 그림을 아직 안 내놓은 상태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미트 롬니도 민주당에 공격할 거리를 주지 않으려고 정책 방향을 가급적 적게 발표하려 하고 있다. 양측이 트위터 전쟁에 열을 올리는 사이 유권자들 역시 오바마가 과거에 개를 먹었다든지 롬니가 개를 차 위에 올려놓고 운전을 했다는 식의 흥미성 뉴스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