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5주년 맞아 10명 초대… 직원들 "내가 행운 잡았으면"

"이건희 회장과의 점심식사에 임직원을 초대합니다."

26일 삼성그룹 사내 내부 통신망에 올라온 글이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 취임 25주년을 맞아 임직원과 함께하는 점심식사 자리를 마련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건희 회장과의 점심식사를 희망하는 임직원은 다음 달 13일까지 '내가 회장님과 점심을 함께하고 싶은 이유'를 A4용지 1장 내외로 적어 신청하면 된다. 이 회장은 이유의 진정성과 차별성을 살펴본 뒤 8월 중에 10명을 뽑아 함께 식사할 계획이다.

매주 2회씩 삼성전자 서초동 사옥으로 출근하고 있는 이 회장은 임직원 간 소통을 위해 '오찬 경영'을 자주 해왔으나, 오찬 참가자를 공개모집 이벤트 형식으로 진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7월에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열린 '선진제품 비교전시회'를 둘러본 뒤 사원 대표들과 구내식당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이날 행사에서 이 회장은 "소프트웨어 기술과 S급(특급) 인재, 미래 특허 기술을 미리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지난 4월에는 여성 승진자 9명과 오찬을 함께하며 "20% 수준인 여성 채용 비율을 최대 30%까지 확대하고 관련 인프라 확충에도 신경을 쓰라"고 지시하는 등 스킨십 오찬 경영을 해왔었다. 이 밖에도 주요 계열사 사장단 오찬을 수시로 진행했다.

이날 사내 공지가 전달되자, 삼성 직원들은 "면접보다 더 떨리겠다. 그래도 도전!", "지금까지 로또 당첨을 위해 아껴둔 내 평생의 운을 이 오찬에 걸어보겠다" 등의 글을 올리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삼성 측은 "이번 오찬 이벤트는 임직원 간 활발한 소통이 없으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도 발휘될 수 없다는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