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 /조선일보DB

정몽준·이재오, 새누리 대선후보 경선 불참 공식 선언
"어떤 것을 문제 삼아 누구를 탓하지 않겠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9일 "저는 그동안 완전국민경선제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당내 경선에 불참하겠다고 말했다"며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겁고 비통한 심정으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의원은 그러나 지금까지 박근혜 전 대표를 "독재"라고 강하게 비판해온 것과는 달리 이날은 "저는 어떤 것을 문제 삼아 누구를 탓하지 않겠다"고 했다. "당은 현재 모습이 과연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을 수 있고, 차기 정권을 감당할 지지를 받을 수 있는지 겸허히 반성해야 한다"고 에둘러 비판한 정도다. 그는 "다음의 리더십은 소통하고 화합하는 리더십이 되어야 한다. 분열이 아니라 조정과 화합으로 국민의 뜻을 하나로 모아낼 수 있는 리더십이 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1등공신이자 친이(親李)계의 좌장으로 박 전 대표에게 맞섰지만 2008년 총선 때 낙마해 외유를 떠났다. 2010년 재보궐선거 때 복귀해 대선 도전까지 준비했으나 경선 과정에서 현역 의원 대리인을 구하지 못할 정도로 형편이 기울었다. 다만 이명박 정부 실세 대부분이 각종 비리 혐의로 법의 심판대에 서고 있는 마당에 그 혼자 건재하다는 사실은 '이재오식 정치'의 장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는 이날 "지금까지 비바람을 맞으며 들판에서 치열하게 살아왔다"면서 "들꽃처럼 강인하고 당당하게 정치인 이재오의 길을 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에 전국 2만㎞ 이상을 돌며 '49박 50일 민생 투어' 일정을 전부 소화했다.

그는 앞으로 계획을 묻자 "제가 주장했던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에 제 전력을 모으겠다"고 했다. 앞으로 개헌을 둘러싸고 여야 정치권이 변화를 모색할 때 나름의 역할을 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는 '새누리당 후보가 결정되면 도울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때 가서 보겠다"고 유보적으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