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선출마 선언… 5년새 달라진 5大 포인트]
① 국민 행복 강조 - 5년전엔 '국민'이란 단어 17차례, 이번엔 80차례 언급
② 작은정부→시장개입 - 효율성보다 공정성 강화… 재벌의 경제력 남용 제한
③ 일자리 창출과 복지 - 수출중심 경제 탈피… "복지·稅부담 국민공감 있어야"
④ 新 남북관계 구상 - 6·15, 10·4선언 존중…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만들 것"
⑤ 아버지와의 관계 - 유신 등 과거사 말 안해… 野공격 구애받지 않겠다는 뜻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는 10일 5년 전과는 여러모로 확연히 달라진 출마 선언문을 내놓았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국민을 잘살게 만들기 위해 아주 결심을 단단하게 했다"면서 "정책적으로 준비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선언문에 '국민'이란 단어가 2007년엔 17차례 나왔으나 이번엔 80차례 등장했다.

①'국가'에서 '국민'으로

박 후보는 5년 전 출마 선언 땐 "'5년 안에 선진국'이라는 기적을 다시 한 번 만들겠다"고 했다. 선진국을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국정 운영의 패러다임을 국가에서 국민으로, 개인의 삶과 행복 중심으로 확 바꿔야 한다"고 했다. 선진국이라는 단어는 꺼내지도 않았다. 그는 "과거에는 국가의 발전이 국민의 행복으로 이어졌지만 지금은 국가의 성장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의 고리가 끊어졌다"면서 "지식 기반 사회에서는 국민 개개인이 행복해지고 잠재력과 재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어야만 국가가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②'작은 정부'에서 '시장 개입'으로

2007년 박 후보의 대표 슬로건은 '세금과 정부는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와 사회제도는 바로 세운다'는 이른바 '줄푸세'였다. 정부의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고 기업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일자리 창출 등 성장의 혜택이 퍼지도록 하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박 후보는 이번엔 "원칙을 잃은 자본주의가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며 "효율성이 지나치게 강조되면서 공정성의 중요성을 간과했고 경제 주체 간의 격차와 불균형은 심화됐다"고 했다. 그는 중소기업인을 '경제적 약자'로 언급하며 "영향력이 큰 기업일수록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과감하고 단호하게 법을 집행하는 정부를 만들겠다"고 했다. 필요하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재벌의 경제력 남용과 같은 문제점을 적극 시정하겠다는 뜻이었다.

③일자리 창출과 복지 강조

박 후보는 수출과 성장률 중심의 전통적인 경제 발전 모델에서 탈피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고용률 중심의 국정 운영 체제를 구축하겠다"며 "수출 일변도의 경제 구조에서도 벗어나겠다"고 했다. 박 후보는 또 생애 주기별 맞춤형 복지 제도를 제시했다. 2007년 박 후보의 출마 선언문에는 '복지'라는 단어가 없었지만 이번엔 7차례 나왔다. 그는 "복지 수준과 조세 부담은 국민 공감대하에 결정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모든 계층의 국민, 정부와 기업, 지역사회가 함께 연대해 실천해 가는 '국민 대타협'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④6·15 및 10·4 선언도 존중

박 후보는 "남북 간의 불신과 대결, 불확실성의 악순환을 끊고 신뢰와 평화의 새로운 한반도를 향한 첫걸음을 시작하기 위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추진해 나가겠다"며 "그냥 신뢰한다고 말만 할 수는 없고 그동안 남북 간, 국제사회와 맺은 합의 등에 대해 우선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7·4 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뿐만 아니라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결과인 6·15 및 10·4 선언도 존중하겠다는 뜻이다. 이명박 정부에선 "엄청난 예산이 들어가는 10·4 선언을 그대로 이행할 수 없다"고 해서 북한과 관계가 틀어졌었다.

박 후보는 또 "핵(문제) 때문에 모든 게 스톱되는 게 아니라, 다른 분야는 협력할 수 있도록 신뢰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면서 "인도적 지원은 정치 상황이 변해도 이어지게 해야 한다"고 했다.

⑤유신 등 과거사는 언급 안 해

박 후보는 2007년엔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네 번 언급하며 유신 시대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이번에 박 후보는 불행한 가족사를 언급하면서 지나치듯 '아버지'란 단어를 한 차례 사용했다. 이에 대해 박근혜 캠프 관계자는 "야권의 모든 비판이 박 후보의 '과거'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그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