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특권 내려놓기는 쇼"… 대선주자들 "박근혜 책임져라"… 새누리에 책임 다 떠넘기기

12일 민주통합당은 새누리당 정두언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안이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표의 책임론까지 거론하며 공격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부결에 가담한 사실이 명백한데도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는 일절 없었다.

민주당 고위당직자들은 이날 일제히 나서 새누리당과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온갖 비판을 퍼부었다. 대선주자들도 나섰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당 고위정책회의에서 "정두언 의원의 체포 동의안 부결로 새누리당은 결과적으로 국민을 속였다. 그렇게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소리치더니 한 달 만에 쇼로 드러났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 "(본회의는 참석하지 않고) 자기 선거운동 하러 국회의원 수명을 데리고 지방에 갔다"고도 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당내 찬반논쟁이 있는 표결을 앞두고 표 단속에 앞장서야 할 박근혜 전 대표가 본회의에 참여하지도 않고 표결도 하지 않은 것은 참으로 무책임한 태도"라고 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이런 박 전 대표의 태도를 부결에 힘을 싣는 의중으로 읽는 것은 당연하다"는 말까지 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12일 국회 기자회견장을 직접 찾았다. 그는 "박근혜 후보에게 요구한다. 어제 발생했던 사건에 대해 사과하라"며 "박근혜 후보에게 묻고 싶다. 어제 그 역사의 현장에 왜 없었나"라고 했다. 문재인 상임고문 측은 "그동안 새누리당이 국회의원 특권 포기를 외쳤던 것은 빈말 아닌가"라고 했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전날 라디오 방송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이 사태에 대해 최소한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었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이 정두언 의원과 똑같은 경우를 당했을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답도 못했다. 당 핵심관계자는 "그런 걸 왜 묻느냐"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우리가 다수당이냐"고 했다.

11일 표결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 116명 중 반대표를 던진 사람은 최소 37명이었다. 새누리당에서는 민주당 의원의 절반 이상이 반대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는 부결을 주장하는 새누리당 남경필·김용태 의원의 발언에 설득당한 사람도 꽤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은 그 책임을 모두 새누리당에만 미루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