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체포안 부결, '박근혜 私黨化' 논란으로 갑자기 번져]
비박 주자들 + 남경필 - "박근혜 대선 승리 위해 희생 강요는 전체주의 발상"
박근혜 캠프 - "이한구 복귀, 우리뜻과 달라"

새누리당 박근혜 경선 후보가 지난 13일 의원총회에 앞서 '정두언 의원 체포 동의안 부결' 사태 수습책을 제시하고 당 지도부가 이를 좇아간 것에 대해 '박근혜 사당화(私黨化)' 논란이 번지고 있다. 그러나 친박들은 "오히려 박 후보 뜻과 반대로 당이 움직여서 골치가 아픈데 무슨 사당화냐"고 하고 있다.

◇거세지는 사당화 논란

비박(非朴) 경선주자들은 15일 일제히 '사당화' 문제를 제기했다. 김태호 경선후보는 "박 후보는 (정 의원 체포 동의안 처리 때) 본회의장에 나타나지도 않았으면서 (나중에야) 정두언 의원의 결자해지를 말하는 것은 자신의 무책임을 피해가는 발언"이라고도 했다. 또 김문수 후보는 "모든 것이 1인의 눈치를 보거나 1인의 마음에 의해서 좌지우지된다면 민주 정당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임태희 후보도 "박 후보가 동생 박지만씨 문제를 정리하는 것과 최근 당내에서 문제가 되는 (정두언 의원) 사안을 정리하는 게 왜 180도 다르냐"고 했다. 박 후보가 작년 6월 박지만씨 부부의 삼화저축은행 연루 의혹에 대해 "본인이 (아니라고) 확실하게 말했으니 그걸로 끝난 것 아니냐"고 했던 것과 비교한 것이다. 인천시장 출신인 안상수 후보도 "대통령이 아닌데도 저러니 대통령이 되면 정말 걱정 아니냐"고 했다.

체포 동의안 부결을 주도했던 남경필 의원도 15일 "특정인의 대선 승리를 위해 (정두언) 개인이 희생하라는 것은 전체주의적 발상"이라고 했다.

◇朴캠프, 정책발표로 국면전환 시도

박 후보 캠프의 조윤선 대변인은 15일 "그 문제(사당화 논란)에 관해 말씀드릴 것이 없다"고만 하고, 관련되는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사당화 논란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대신 대선후보로서 준비한 박 후보의 정책 홍보와 지방 방문을 이슈의 중심으로 가져오려 하고 있다. 박 후보는 14일, 전남 나주시의 녹색농촌 체험마을인 화탑마을을 찾아 농촌 정책을 내놓았다. 이어 17~19일에는 대구·강원·부산을 방문한다. 13일 대구에서 하기로 했던 교육정책 발표도 17일 다시 할 계획이다. 박 후보 공식 홈페이지(www.park2013.com)도 열었다.

캠프 관계자들은 체포 동의안 부결을 주도한 남경필 의원 등을 겨냥해 "자신들이 부결해 놓고 그 책임을 왜 박 후보에게 미루느냐"며 "억울한 게 한두 개가 아니다"고도 했다. 한 친박계 최고위원은 "당의 대응 방향은 동의안이 부결된 직후인 11일 밤 최고위원들끼리 이미 방향을 잡았던 것"이라며 "박 후보가 오히려 지도부 의견에 따라 말한 것"이라고 했다.

캠프 관계자들은 "이한구 원내대표 사퇴 문제만 해도, 캠프에선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다만 7월까지만 이 원내대표가 책임진다'는 입장이었는데, 당에서 우리 생각과 달리 '새 원내대표 선출' 부분을 무시하고 유임시키려 하고 있다"며 "우리는 오히려 당이 우리 뜻과 맞춰주지 않아서 불만"이라고 했다. 사퇴를 표명했던 이 원내대표는 16일부터 업무에 복귀한다.

한편 새누리당은 국면 전환을 위해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의 쇄신 드라이브를 다시 걸어보려 하고 있다. 그동안 추진해온 특권 폐지 관련 법안과 경제 민주화·서민 지원 법안 등을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