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당 경선 후보
박근혜, 탄탄한 지지 있지만 이제 한계점에 왔다
안철수, 정권교체후 개혁 추진력으로 필요한 인물
진보당과 연대할 수 있지만 치열한 쇄신 나서야
건평·정연씨 문제에 무한책임… 지금은 정치적 수사

민주통합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은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조선일보와의 첫 인터뷰에서 "정치는 재미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권교체가 대의이기 때문에 출마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정치 내공이 약하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정치 바깥에서 희망을 찾는 상황에서 정치 오래한 것이 어떻게 내공이 되느냐"고 했다.

―박근혜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데.

"이제 출발한 지 딱 한 달이다. 지금 뒤지는 것은 당연하다. 후보가 결정되고 분산된 지지율이 하나로 모아지고 시너지가 생기면 달라진다."

―박 후보 지지세가 탄탄한데.

"탄탄하지만 다수의 지지는 아니다. 지지가 확장되거나 발전되지 않고 있다. 지금의 지지가 한계점으로 보인다. 반대로 우리는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다."

―박 후보가 5·16에 대해 '불가피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했다.

"5·16 헌정파괴와 유신독재 과정에서의 민주주의 유린, 많은 희생과 고통을 가져온 것은 잘못됐다는 상식적 역사인식을 보여준다면 정권교체가 안 되어도 우리 정치와 역사가 단숨에 발전할 수 있다. 그러나 박 후보는 5·16 군사 쿠데타가 구국의 결단이었고 유신독재가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것이라고 한다."

―'문 고문은 사람은 좋은 것 같은데 총리 하면 딱 좋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날 반대하는 분들의 얘기다. 좋은 사람이 좋은 대통령이 되는 것이지, 독한 사람이 좋은 대통령 되는 게 아니다. 독한 사람들이 나라를 음울하게 만든 것 아닌가. (웃으며) 질문을 들어보니 내가 '딱'이네요."

―몇 개월 되지 않은 정치 내공으로 국정 잘할지 우려가 있다.

"내공은 그 사람 삶을 갖고 평가해야 한다. 정치 오래한 것으로 평가하면 되나. 현실정치가 국민들의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질곡이 돼 왔다. 정치 바깥에서 희망을 찾는 이런 상황에서 정치 오래한 것이 어떻게 내공이 되나."

―안철수 원장과 공동정부를 하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공학적으로 생각할 일은 아니다. 우리는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친다는 것이다. 그 후 (안 원장은) 개혁을 해나갈 때 개혁의 추진력으로서도 필요하다."

―손학규 고문은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아직도 당내 경선에서 피해를 보는 듯하다.

"그런 말 하면 안 된다. 손 고문은 당에 큰 기여를 했고 그의 경륜과 역사관을 총체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문 고문은 친노(親盧)의 성골, 나는 육두품'이라고 했다.

"참여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했다. (육두품이 아니라) 친노 중에서도 코어(core·핵심)다."

―통합진보당과 대선연대, 공동정부까지 추진하나.

"정권교체라는 과제와 대의 실현을 위해 필요하다면 양당이 연대할 수 있다. 다만 진보당이 치열한 쇄신을 통해 국민 신뢰와 지지를 회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국회 자격심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두 사람이 비례대표 후보가 되는 과정이 적법하지 못했다는 게 진보당 진상조사 결과인 만큼 자격심사 대상이 될 수 있고, 제명 처리될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와 딸 정연씨 문제에 대한 입장은.

"나에게 무한책임이 있다. 그러나 정연씨 문제는 잘 모른다. 전직 대통령 서거라는 불행한 일이 벌어졌는데 대선 국면에서 장소만 바꿔 또 수사를 하는 것은 정치적 목적 아니냐."

―노무현 정권 때 불편했던 언론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할 것인가.

"참여정부 때 언론자유가 최고로 신장됐다. 다만 그 과정에서 일부 언론과의 사이에 정상적이지 않았던 관계는 해소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언론을 공평하게 대할 것이다. 언론도 우리를 공평하게 대해주길 바란다. 일단 백지에서 시작해보려 한다. 언론이 대선에서도 공정한 심판자로서 역할을 해주길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