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6번째 對국민사과

이명박 대통령은 24일 친인척·측근 비리에 대해 "근자에 제 가까운 주변에서, 집안에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일어나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바로 제 가까이에서 이런 참으로 실망을 금치 못할 일들이 일어났으니 생각할수록 억장이 무너져내리고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면서 "그러나 이제 와서 누구를 탓할 수 있겠느냐. 모두가 제 불찰이다. 어떤 질책도 달게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58분부터 4분간 청와대 춘추관 2층 브리핑룸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은 지난 10일 솔로몬·미래저축은행과 코오롱에서 불법 자금 7억6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돼 기소 시점이 임박했으며 15년간 이 대통령을 보좌해온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1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이날 구속됐다.

이날 담화 발표는 갑작스럽게 결정됐다. 이 때문에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사는 생중계하지 못했고, YTN 한 곳만 생중계했다. 이 대통령은 손으로 직접 쓴 원고를 읽어 내려갔으며 두 차례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개탄과 자책만 하고 있기에는 오늘 나라 안팎 상황이 너무 긴박하고 현안 과제가 너무 엄중하고 막중하다"며 "대통령으로서 책무를 잠시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직 겸허한 마음가짐과 사이후이(死而後已·죽을 때까지 쉬지 않고 일하겠다는 뜻)의 각오로 더욱 성심을 다해 일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이날 사과는 임기 중 여섯 번째다. 임기 첫해인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과 관련해 두 차례 사과했고, 2009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세종시 수정과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지난 2월엔 측근 비리에 대해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