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테러 협박한 4인 "겁나지 않아… 흔들리지 않겠다"
조명철의 호소 - "종북세력 존재하는 한 대남 폭력 근절 못해… 세계의 양심이여, 일어나라"
박상학 - "유학파 김정은 다를까 했는데 뱀한테선 역시 뱀이 나와"
김영환·김성민 - "北 인권활동 위축 안될 것"

"(북한의) 그런 위협에 겁내지 않습니다. 그리 죽는다면 저는 아마 행복을 느낄 겁니다."

탈북자 출신 첫 국회의원인 새누리당 조명철 의원은 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자신을 '처단 대상'으로 지목한 데 대해 "개혁·개방한다는 자들이 자기 동족을 테러한다는 것이 앞뒤가 맞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전날 조 의원과 북한 인권 운동가 김영환씨,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 등 4명을 '처단 대상'으로 지목해 "온 지구를 다 뒤져서라도 가만 놔두지 않겠다"고 위협했다.

조 의원은 이날 김정은이 최근 보여준 일부 파격 행동을 '개혁·개방 조짐'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 "북한이 자꾸 떠드는 것은 개혁·개방이 아니라 어떠한 개선을 통해 국민을 또 한 번 호도하고, 현 체제 내에서 효율을 찾는 것일 뿐"이라며 "그것은 김정일도 과거에 했던 일"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사회에서 북한이 마치 개혁·개방하는 것처럼 과대 포장하면서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떠드는 자들의 논리로 활용되고 있다"고 했다.

회견 도중 감정에 북받친 듯 눈물을 보인 조 의원은 "세계에 유례없는 폭압 국가, 경제적 결핍 국가, 비민주국가를 만든 장본인들이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판에 이를 비판하는 탈북민 처단을 운운하고 있다"며 "이런 후안무치를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북한 민주화를 위해 죽는다면 그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조 의원은 "북한의 폭력 집단이 이러한 횡포무도하고 안하무인의 행위를 하게 된 데는 우리 사회에서 그들의 이념과 정책을 좇고 우리 사회를 끊임없이 반목과 대결로 부추겨온 정치 세력과 집단이 있기 때문"이라며 국내 종북(從北) 세력을 정조준했다.

그는 "우리 정부를 향해서 그렇게 떳떳하고 날카롭게 문제를 제기하는 이 세력은 북한 정권을 향해서는 무한히 순종적이고 포용적이며 심지어 아부·굴종하고 있다"며 "이러한 세력과 집단이 있는 한 북한 정권의 대남 폭력은 근절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정권의 폭정과 압제, 테러에 맞서 세계의 양심이 단호히 일어설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조 의원과 함께 협박을 받은 박상학 대표는 "2008년 10월 이후 10여 차례 비슷한 협박을 받다 보니 이제는 덤덤하다"고 했다. 작년 9월 국가정보원은 북한 정찰총국의 지령을 받아 박 대표에 대한 독침 테러를 기도한 혐의로 탈북자 출신 간첩 안모씨를 구속했다.

박 대표는 "김정은은 해외 유학도 하고 해서 조금 다를까 했는데 뱀한테선 뱀이 나온다더니 하나도 변한 게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오는 15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김성민 대표 등과 함께 대북 전단을 날릴 계획이다.

김성민 대표도 "북한의 위협은 탈북 활동가들을 위축시키려는 의도인데 그럴수록 흔들리지 않고 하던 일을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김영환씨도 이날 "북한의 위협 때문에 활동이 위축된다면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 아니겠느냐. 그럴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