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순 서울대 명예교수

국내 '핵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창순(80) 서울대 명예교수가 6일 아침 별세했다.

1932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고 교수는 의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1953년 서울대 문리과대학 의예과를 마치고 일본으로 건너가 1957년 일본 쇼와 의대를 졸업했다. 그 뒤 서울의대 내과 교수, 서울대 핵의학과 초대 과장, 김영삼 전 대통령 주치의, 가천의대 초대 총장 등을 역임했다. 또 대한내과학회장과 대한내분비학회장, 대한핵의학회장, 대한노화학회장 등을 지냈다.

고인은 당시 신생 학문이었던 핵의학의 초석을 다지고, 의료정보학·의용생체공학·노인병학 분야를 국내에 소개한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1978년 특수법인으로 출발한 서울대병원의 제1부원장과 제2부원장을 차례로 맡으면서 오늘날 서울대병원의 토대를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고인은 1993년부터 1995년까지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주치의를 맡았고, 정부에서 의과학 연구지원제도를 만드는 데 힘썼다.

고인은 특히 26세에 대장암, 50세에 십이지장암, 65세에 간암 등 세 차례에 걸쳐 암이 찾아왔지만 그때마다 이겨냈다.

젊은 시절 고 교수 밑에서 수학했던 정준기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추모사를 통해 "선생님은 천성적인 의사였다. 선생님의 생활신조가 '하루에 한 사람 돕기'라고 기억한다"라고 고인을 기렸다. 고인은 지난 2월 의학자로서 자신의 발자취가 담긴 회고록 '도전과 화합으로 걸어온 삶'을 출간하기도 했다. 고인의 다른 유작으로는 '암에게 절대 기죽지 마라''고창순 핵의학''환자를 위한 갑상선'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 발인 8일 오전 8시 30분. (02)2072-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