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국극 스타 조금앵씨 별세
여성팬과 가상결혼 일화 유명

여성국극(國劇)의 최고 스타였던 조금앵(82)씨가 지난 3일 별세했다. 여성국극은 모든 배역을 여성 출연자들이 맡아서 공연하는 창극으로 1950~60년대 큰 인기를 누린 장르다. 고인은 13세 때 동일창극단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1950~60년대 '햇님달님' '황금돼지' '콩쥐팥쥐' 등 여성국극에서 주로 남성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와 칼싸움 등 액션을 선보이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햇님달님' 공연 당시에는 부친상을 당했지만, 워낙 인기가 높아서 극단이 부고를 늦게 전해주는 바람에 장례에도 참석하지 못했다고 한다. 고인을 흠모했던 여성 팬의 간청에 가상 결혼식을 올렸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한국여성국극예술협회 등에 따르면, 조씨는 2년 전까지도 간간이 무대에 섰지만, 골절 사고를 당한 뒤 건강이 악화돼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6일 발인 후 경기도 고양의 가족 묘에 안장됐다. 김병종 서울대 미대 교수는 저서 '화첩기행2'에서 고인에 대해 "남장 여배우로 눈썹 짙은 화장과 화려한 불빛 아래 지내왔던 세월 뒤편에 어린 눈물과 그림자를 뉘라서 알랴. 노배우의 최후의 꿈은 무대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는 것"이라고 적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