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前총리 "동반성장 위해 安원장과 같이 갈 수 있다"]
자칭 지지모임 계속 생겨 - 호남지역 '철수처럼' 발족
선진당 이인제도 연대 타진, 민주당에도 상당한 지지층
국민 목소리 듣겠다던 安 - 대규모 이벤트 제안 거절… 비공개 소모임으로 추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손잡으려는 정치 세력들이 곳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외에 선진통일당이 최근 안 원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비쳤고, 정운찬 전 총리는 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안 원장과 같이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안 원장은 이같은 연대 제의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정운찬 "安과 같이 갈 수 있다"

정 전 총리는 9일 "동반 성장을 위해서라면 안 원장과도 같이 갈 수 있다"며 "직접 만나지는 않았지만 그런 기류가 있다"고 했다. 정 전 총리 측 인사는 "아무래도 안 원장과 정 전 총리가 동행해야 하지 않겠느냐. 안 그러면 (서로가)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안 원장과 정 전 총리는 평소 재벌 개혁과 동반 성장을 강조해 왔고, 정 전 총리도 그간 비공개석상에서 안 원장과의 연대에 관심을 보여왔다.

이에 대해 안 원장의 핵심 측근은 "두 사람이 직접 만난 적은 없다"며 "(재벌 개혁 등 문제에 대해) 생각이 비슷할 순 있지만 연대 문제를 검토해 본 적은 없다"고 했다. 야권에선 "안 원장이 동반 성장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명박 정부 총리를 지낸 정 전 총리와 함께할 경우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친박 진영 등에서 거론돼온 '안 원장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 지원설'이 본격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인제 선진당 대표도 지난 1일 "안 원장에 협력할 생각이 있다"고 했었다.

◇민주당·호남서 잇단 러브콜

안 원장 지지 모임인 '함께하는 세상 포럼, 철수처럼'은 10일 전북 부안에서 호남지역 지지자 대표 모임을 갖는다고 했다. 올 초 '나철수' '철수사랑' 'CS코리아' '철수산악회' 등 안 원장 지지 모임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데 이어 또 다른 모임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들은 회원이 2만여명이라고 했다. 그러나 안 원장 측은 "우리와는 상관없는 단체"라고 했다.

민주당 내에선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과 가까운 민평련의 이인영·최규성 의원 등이 안 원장과의 연대 및 단일화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려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또 안 원장과 친분이 있는 송호창 의원 등 시민사회 진영과 김대중 정부 쪽 인사들이 안 원장 측과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중립지대 의원뿐 아니라 경선후보 진영 인사 중에서도 잠재적 안철수 지지자가 많다. 언제 커밍아웃할지 모른다"고 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안 원장이 민주당에) 입당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安측 "대규모 이벤트 안 한다"

안 원장은 당초 자신의 대선 출마에 대한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국민과 만나는 북콘서트 등 행사 제안을 여러 곳에서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유민영 대변인은 "들어온 제안 대부분이 대규모 이벤트여서 정치 행사로 비칠 소지가 크다"며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취지와 부합하지 않아 작은 규모의 모임으로 진행하기로 했고, 모임을 가진 후 언론에 알릴 생각"이라고 했다. 안 원장은 지난 7일 인천지역 중학생 120명을 상대로 비공개 강의를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