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수 서울시의회 의장. /조선일보DB

민주 소속 서울시의회 김명수 의장, 박원순 시장 정면 비판
민주도 "무소속 출마하라니… 소속당 돕지는 못할 망정"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잇따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민주통합당 소속이 아닌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게 낫다"고 발언한 것을 놓고 민주당과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들이 27일 정면 비난하고 나섰다. 박 시장이 민주당 대선 후보와 후보 단일화를 해야 마땅한 안 원장에 대해 민주당 입당이나 연대가 아니라 독자 출마를 권유하는 듯한 말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소속 김명수 서울시의회 의장은 이날 열린 서울시의회 임시회 개회사에서 "박 시장이 최근 언론에서 한 발언은 시정을 살피는 최고책임자로서, 또한 정당(민주당)에 소속된 당원으로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많다"고 했다. 김 의장은 또 "(박 시장은) 대선, 특히 안철수 원장과 관련한 펜과 마이크를 내려놓으라"고도 했다.

이에 앞서 박 시장은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안 원장의 지지율에 대해 "여의도 정치권의 쟁투와 민생에 대한 무관심에 국민이 많이 지쳐 있다.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한다면 민주당 주자와 경선을 치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박 시장은 "안 원장을 몇 달 전 봤을 때 출마를 정말 고심하고 있었지만 현재 상황은 (만나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고 했다.

박 시장은 22일에도 "안 원장이 민주당으로 들어가서 (단일화) 경선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안 원장) 본인이 만약 출마 생각이 있다면 결국 민주당에 입당해 (단일화 경선을) 하거나 (무소속으로) 민주당 후보와 경선을 하는 방법이 있다"며 "저의 경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민주당에 입당하는 것보다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게 좋겠다고 많은 분이 조언을 했고 실제 여론도 그랬다"고 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시의원들은 "김 의장의 발언에 공감이 간다"고 했다. 시장 당선 이후 민주당에 입당한 박 시장이 시민단체 출신 성향을 지나치게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시의원은 "같은 당 소속이라 시장에 대한 강력한 시정 비판을 어쩔 수 없이 참고 있지만, 새누리당 시의원들에게 박 시장을 비판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고 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박 시장의 잇단 '무소속 출마' 권유 발언에 대해 "민주당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안 원장과 결합을 방해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건 곤란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