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재래시장 방문
"사전 영향 평가한 후 시장 매출에 큰 영향 주면 개점 허용하지 않을 것"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23일 "앞으로 대형마트를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꾸겠다"며 "주변 재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 평가한 후 기존 시장 매출에 영향을 많이 준다면 개점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부인 김정숙씨와 함께 서울 마포구의 재래시장인 망원시장을 찾아 "이명박 정부 들어서 대형마트와 기업형 수퍼마켓이 너무 많이 늘어나는 바람에 재래시장이 어렵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전날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수원의 재래시장을 찾은 데 대해 '대형마트 허가제'로 맞대응한 것이다. 그는 또 "이미 들어선 대형마트에 대해서는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휴일을 늘리며 더 나아가 영업품목도 제한하겠다"고 했다.

문 후보는 이어 "이명박 정부 들어 물가가 많이 올라서 서민들 고통이 심한데, 지금 또 추석을 앞두고 연이은 태풍 때문에 추석 물가도 너무 올랐다"면서 "재래시장에서 제수용품을 구입하는 게 대형마트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30% 정도 싸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부들만 고생하지 않도록 우리 남자들도 일을 거들고 함께 행복한 추석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부인과 같이 시장을 돌며 과일과 채소, 외손자에게 줄 운동화를 구입했다. 문 후보의 부인 김씨는 분홍색 메모지에 자신이 사야 할 물건의 목록을 적어 왔고, 상인들에게 값을 물어보며 필요한 물품을 골랐다. 김씨가 기계로 깎은 생밤을 사자 문 후보는 "밤 까는 기계는 처음 봤다. 집에서는 추석마다 밤 까는 것이 내 차지"라고 했다.

한 생선 가게에서 두 사람이 무엇을 살지를 놓고 가벼운 언쟁을 벌였다. 문 후보가 전어를 가리키며 "이것이 요즘 제철인데"라고 말하자 김씨는 "구울 때 냄새가 난다"고 했다. 문 후보가 "물냄새(비린내)가 난다고?"라고 되물었고 김씨는 "집에서 구울 때 냄새가 심하다고요"라고 했다. 그러자 문 후보는 부인의 어깨를 토닥이며 "알았어요"라고 했다. 김씨는 "(집에) 먹을 사람이 없다"면서도 전어 네 마리와 꽃게 1㎏어치를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