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자에 대한 이런 논평, 한국정치에 있었나…
인혁당 피해자 유족들은 "朴, 마음에 없는 사과"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24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과거사 사과 발언에 대해 "환영한다. 아주 힘든 일이었을 텐데 아주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 우리 역사를 제대로 정리해서 국민 화합, 통합으로 가는 출발점이 됐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열린 '타운홀미팅' 자리에서 이같이 말한 뒤 "'환영한다'는 말은 정수장학회 문제, 고(故) 장준하 선생 사인 규명 문제 등도 내려놓겠다는 뜻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문 후보는 이에 대해 "오늘은 그런 이야기로 (박 후보를) 계속 곤혹스럽게 하고 싶지 않고 박 후보가 사과한 만큼은 그대로 환영하고 싶다"며 "정수장학회나 장준하 선생님 사인 규명 문제는 박 후보의 사과가 그런 문제까지 풀 수 있는 출발점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도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정말 필요한 일을 했다"며 "과거의 고통스러운 역사에서 배워 이제는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모두가 그런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박 후보의 기자회견이 진정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인혁당 피해자 유족 단체인 '4·9 통일평화재단'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지율이 하락해 수세에 몰리게 되자 대통령이 되기 위해 전혀 마음에 없는 말로 사과했다"며 "마음에도 없는 거짓말을 하지 말고 차라리 가만히 있어 달라"고 했다.

한편 박 후보가 이날 회견에서 '인혁당'을 '민혁당'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피해자가 누군지도 모르고 하는 사과가 과연 진정성이 있는 사과인가"라고 했다. 새누리당 측은 "프롬프터를 보고 하면서 순간적으로 잘못 읽은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