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역삼동 충현교회를 설립한 김창인(金昌仁·95·사진) 원로 목사가 2일 새벽 3시 50분 별세했다. 김 목사는 찬양과 말씀이 어우러진 독특한 설교로 한국 교회에 큰 영향력을 끼쳤던 명설교가이자, 충현교회를 한때 등록 교인 4만명의 대표적 대형 교회로 성장시킨 목회자였다. 장애인 선교단체인 밀알선교단 설립에 일조하며 장애인 복지에도 큰 획을 그었다. 하지만 1997년 아들 김성관(70) 목사에게 교회를 물려줬고, 이후 아들과 끊임없이 갈등을 빚었다. 지난 6월엔 '세습' 15년 만에 "아들을 무리하게 담임 목사로 세운 것은 일생일대의 실수"라고 참회했다.

평북 의주 태생인 김 목사는 평양 신학교를 나와 신의주 제일교회를 담임했고, 일제강점기 신사참배에 반대하다 옥고를 치렀다. 광복 뒤인 1948년엔 공산 정권의 탄압을 피해 월남, 1953년 서울 중구 인현동에 충현교회를 세웠다. 교회는 충무로 시대를 거쳐 1984년 서울 역삼동으로 이전했고, 폭발적인 부흥을 거듭했다. 강남 한복판에 화려한 고딕 양식의 석조 건물도 지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다녔던 그 교회다.

1970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 합동) 총회장을 지낸 김 목사는 우여곡절 끝에 1997년 아들 김성관 목사(당시 55세)에게 당회장 자리를 물려줬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25호실. 장례는 예장 합동 총회장(葬)으로 치러진다. 유족으로 부인 박명식씨와 자녀 성관·영신·혜신·성호씨가 있다. 발인은 6일 오전 9시. (02)3010-2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