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69, 黨 내분 아우르고 다시 뛰는 朴
새누리 곳곳선 패배주의 "우린 야당할 준비 다 돼"
친박 핵심선 "결국 이길 것" 이젠 朴의 리더십에 달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10일 경기·인천 지역 당 선대위 출범식에서 최근 당내 혼란과 관련해 "이제 우리 모두 하나가 돼야 한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서 흔들림 없이 나가야 한다"며 "흔들리는 가지에 새가 앉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가 정치에 처음 입문했던 (대구) 달성군 선거는 마지막 날 여론조사까지 두 자리 숫자까지 지는 결과였다. 모두 졌다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며 "여론조사에 나타나지 않고 표현하지 않고 계신 국민들이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 스스로도 현재 국면이 어렵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희망을 잃지 말자고 강조한 것이다.

◇"단일화 벽 넘기 힘들다"

박 후보가 11일 당 내분을 수습하고 선대위 공식 출범을 계기로 신발끈을 다시 매려 하고 있지만 새누리당 곳곳에선 패배주의가 엿보인다. 한 친박 핵심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은 '나도 모르겠다. 후보하고 측근들이 알아서 선거 치러라' '우리는 야당 할 준비 다 돼있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한다"고도 했다. 박 후보에게는 주어진 시간도 69일밖에 없다. 당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안철수 후보가 극적인 단일화를 통해 양측 표들을 한 바구니에 담으면 박 후보가 아무리 선전해도 결코 쉽지 않은 게임"이라고 했다. 또 당 내분을 추슬렀다고 하지만 기존 멤버들을 대거 교체하면서 지휘 체계도 잡혀 있지 않은 상태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결국은 이긴다"

하지만 친박 핵심과 주요 당직자들은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처럼 압도적인 승리는 어렵겠지만 승리가 가능하다. 결국은 이긴다"고 했다. 당 종합상황실에선 "지금까지는 과거사, 경제 민주화, 복지 등 우리가 약한 곳에서만 싸웠다"며 "남은 기간은 어떻게든 새누리당과 박 후보가 강한 곳에서 싸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약속을 지키는 신뢰의 정치인과 말 뒤집기를 잘하는 불안한 세력, 준비된 대통령과 정치 지망생 대통령이란 콘셉트로 대선판이 짜이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여러 차례 대선을 치른 전·현직 중진들은 "전략이나 방향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건 후보의 자세 전환"이라고 말했다. 한 전직 의원은 "박 후보는 무슨 문제가 생기면 대응하는 데 3일쯤 걸린다. 그러다 보니 맨날 '만시지탄'이란 말을 듣는다"며 "후보 스스로 의원·당협위원장과 선거 내내 함께 숙식을 한다는 각오로 지내야 한다"고 했다. 결국 박 후보 본인이 얼마나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이 고비를 넘을 수도 있고,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얘기들이었다.

◇여론조사 혼전

10일 발표된 한국갤럽과 아산정책연구원·리서치앤리서치(R&R)의 대선 여론조사에서 우세한 후보가 정반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 8~10일 자체 실시한 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양자대결은 49% 대 45%로 박 후보가 4%포인트 앞섰다. 박 후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대결에서도 51% 대 42%로 우세했다. 반면, 아산정책연구원이 R&R에 의뢰해 7~9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안 후보(50.9%)가 박 후보(40.9%)와의 양자대결에서 앞섰다. 박 후보(45.5%)와 문 후보(45.7%)의 대결은 0.2%포인트 차이의 박빙이었다.

R&R 측은 "최근 새누리당의 '친박 2선 후퇴론' 등 내분 양상이 박 후보의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한 반면, 갤럽 측은 "위기론이 제기된 박 후보 쪽으로 고연령층과 대구·경북 등 고정 지지층이 이전보다 강하게 결집했다"고 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조사 결과가 들쭉날쭉한 것은 조사 방법이나 질문 방식 등의 차이가 영향을 주고 있지만, 각 후보 캠프의 선대위 구성과 인물 영입 경쟁 등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표심도 조사마다 요동치고 있다"고 했다.